목차
현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 그게 뭔데 씹덕아?
그게 뭔데, 씹덕아?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들어본 적이 없으면 노땅, 틀딱, 노인네이고, 들어본 적이 있으면 젊은이입니다.
아이들은 게임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하루에 수십, 수백 번씩 사용하는 말이지만 어른들은 잘 모르는 말입니다.
그게 뭔데 씹덕아? 라는 말의 뜻은?
어떤 분야에 과도하게 매몰되어 감정과 심력을 깊이 쏟아붓는 사람을 일본어로 오타쿠(お宅, おたく, オタク)라고 합니다.
오타쿠라는 말은 주로 애니메이션 팬층을 부르는 멸칭으로 사용되며, 기분나쁜 사람을 칭할 때 사용됩니다.
이 말은 한국에서 오덕이라는 표현으로 변형되기도 했습니다.
오덕은 발음의 유사성으로 다시 5덕으로 치환되고, 혐오스러운 사람을 칭할 때 두 배로 더 기분나쁘다는 의미를 담아 10덕, 십덕, 씹덕으로 변형됩니다.
단어의 유래부터가 혐오표현에서 온 것이므로 그게 뭔데 씹덕아? 라는 말은 의미 그대로 해석하자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싸움을 걸듯이, 상대방을 몰아붙이듯이 쏘아붙이는 말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세세히 따져본다면 '그깟 쓸모없는 정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지만 네깟 놈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잘 설명해 보아라.' 라는 의미의 오만한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말은 아이들, 젊은 세대의 사이에서 전혀 혐오표현이 아닙니다.
그냥, 이게 뭐야? 혹은 그게 무슨 뜻인데? 라는 말과 똑같은 일반적인 회화 속의 의미로 이런 험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뭔가를 물어보기 위해서는 내가 저자세로 들어가 공손하게 상대에게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고 여겼는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전혀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내가 물어볼 때는 이렇게 상대방을 멸시하듯 험한 표현으로 물어보는 주제에 남이 내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에는 핑프라며 조롱한다는 것입니다.
핑프 뜻은 무엇인가? 핑거 프린세스(Finger Princess)
핑프의 뜻은 뭘까요?
핑프가 뭐야? 라고 물어보는 행위와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바로 핑프라고 합니다.
핑거 프린세스(Finger Princess)라는 말의 앞 글자만 따 줄여 말한 것이 핑프인데, 영문 그대로 직역하자면 손가락 공주이지만 그 의미는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는 손가락 놀림을 아끼는 공주님 같은 녀석'을 의미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자기가 모르는 새로운 단어나 어떠한 정보를 얻는 방법의 기본값은 질문이 아니라 핸드폰 검색입니다.
오히려 정보를 얻기 위해서 모르는 것을 남에게 물어보는 행동은 마땅히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검색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지 않고, 남에게 물어보아 편하게 정보를 얻겠다는 이기적이고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질문이 혐오스러운 행동이 된 세상, 질문하는 것도, 질문 받는 것도 두려운 아이들의 세계
모르는 말의 뜻을 물어보는 것이 핑프짓, 핑프새끼와 같은 용어로 불리며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취급받는 아이들의 사회에서 질문이란 굉장히 두려운 행동입니다.
자칫 잘못 질문을 했다가는 그런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무지몽매한 녀석으로 몰릴까봐 두렵게 됩니다.
그러니 궁금한 것을 묻고 싶어도 대답을 들음과 동시에 공격받는 것을 전제로 깔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상대가 당연히 내 무지를 조롱할 것이니, 상대의 지식을 일단 하찮은 것으로 여겨 별로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정보로 격하시킨 뒤 질문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게 뭔데, 씹덕아? 라는 말에 깔려있는 본심입니다.
아이들의 문해력 추락은 검색에서 시작된다
최근 교육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아이들의 한글 문해력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한글 단어를 몰라 문제나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니, 당연히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정답을 맞히기는 커녕, 문제를 읽어내는 것 조차 할 수 없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수업 중 교과서 단어의 뜻을 몰라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교실│대한민국 초중학교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골라듄다큐
사람의 학습과 기억 매커니즘은 단순히 정보를 검색해 뜻을 알아내고, 머릿속에 담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하고 답변하는 상황 속에서 어떤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그 당시의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과 함께 기억 속에 저장되기 때문에 핸드폰으로 간단히 검색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깊이, 오래 기억에 남으며, 간단하게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알게된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기 쉽지 않습니다.
핸드폰으로 검색해 얻은 정보는 여러 번 반복적으로 검색해 다시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곧 잊혀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상황이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형성되는 10대 언어 습득기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아이의 문해력은 추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흙수저 특, ~함.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입에 담는 이유는?
현재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말을 인용하자면,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중학생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말 중에 '흙수저 특, ~함.' 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남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부모의 경제력을 비하하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책을 읽고 있을 때 괜히 시비걸듯이 '흙수저 특, 게임 안하고 책읽음.' 이런 식으로 하는 말인데, 놀랍게도 이것이 비난하기 위한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안녕? 무슨 책 읽고 있어?'와 같이 그냥 평범하게 말을 거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부모를 비하하며 이런 식의 표현을 사용할 때에는 정말 깊은 비난의 어조가 실립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애비 특, 용돈 안 줌.', '우리 애미 특, 잔소리 많음.' 이런 식입니다.
이 말을 정말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도대체 얘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런 식으로 밖에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모자라고, 언어 습득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 시절에 자극적이고 욕설섞인, 인터넷 커뮤니티 언어가 가득한 인터넷 방송으로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당연히 아이들의 사회는 이런 저급한 용어들이 기본 언어가 됩니다.
텔레비전 방송을 왜 봐? 재미없잖아!
부모 세대는 잘 모르는, 핸드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몇몇 인터넷 방송 어플리케이션들은 아이들에게는 의식의 기반이 되는 삶의 중심이며, 오히려 이런 것을 안 보고 사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TV라는 재미없는 낡은 유물에 매달려 최신 트렌드를 못 쫓아가는 부모 세대가 이해되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 세대는 이런 저급한 용어들을 사용하는 아이들의 문해력을 걱정하고 있지만, 반대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자신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 세대는 그저 센스있고 재밌는 최신 단어조차 모르는, 곧 죽어 없어질 뒤떨어진 구시대 인류 정도의 인식입니다.
아이들의 삶을 장악한 트위치, 아프리카TV,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매체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언어는 아이가 주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환경에 따라 갈라지게 되는데, 특정 유튜버나 BJ 등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용어들은 그 자체가 아이들의 유행어가 되고, 곧 일상용어로 자리잡게 됩니다.
오히려 이런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며, 자기가 보는 방송이 세상에서 제일 유명하고 유행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게 됩니다.
이것과 똑같은 현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한 차별과 혐오 표현들은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나이와 관게없이 언어생활을 장악하게 되며, 이른바 인터넷 지역감정의 시발점이 됩니다.
인터넷 지역감정의 해소가 필요한 이유, 정치 성향을 담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용어들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가 매우 극심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매몰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특정 성향을 가지는 사람들이 모여 특정한 용어를 형성하게 됩니다.
어디라고 가릴 것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현실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상한 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대개 정치세력의 후원을 받아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언어적 중립성을 지키기 쉽지 않습니다.
나는 지역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
저는 어린 시절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중학생 때 한 친구의 발표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친구는 발표 중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 다들 전라도 사람 싫어하시죠? 저도 전라도를 싫어하는데요.'
이 친구는 당시 14살이었습니다.
고작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대체 14년 동안 전라도 사람한테 무슨 짓을 얼마나 당해봤다고 전라도를 싫어합니까?
저 말이 너무 충격으로 다가와서, 저 앞 뒤로 했던 말은 모두 까먹어 버렸습니다.
내가 겪은 지역감정
평생 지역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별 관심 없이, 그런 것은 옛날 사람들이나 휘둘리는 구시대 유물이라고 취급하며 살아왔지만 지역감정을 겪은 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충청도에서 군복무를 하던 선배를 만나러 갔다가 전라도식 콩나물 국밥집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충청도 말씨를 사용하는 선배의 주문을 받을 때는 친절하던 전라도 출신 아주머니가 저의 경상도 말씨를 듣더니 갑자기 불친절해지며 쫓아내듯이 우리 집은 음식이 맛이 없으니 나가라는 식으로 대해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을 지역감정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지역감정이라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아야만 한다.
중학교 시절 친구와 전라도 식당의 아주머니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지만, 저는 이런 행동들은 일부 몰상식한 인간의 일탈로 치부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동들을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감정으로 여기고, 특정 지역끼리 사람들이 서로 차별하고 미워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순간 지역감정은 현실에 실체화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지배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지역감정이 실제로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저는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해야만 국민 대통합이 이루어지고 우리나라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과 똑같은 얘기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인터넷 지역감정 또한 존재해서는 안되는 못된 짓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들은 말, 개딸의 뜻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을 전후해 관련 포스팅을 했을 때, 한 분이 댓글로 개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냥 딱 듣기에도 별로 좋은 어감이 아니어서 개딸이 뭔가요?라고 물었지만, 그분은 대답을 회피하였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나무위키에 뜻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이재명의 여성 지지자들이 스스로 개혁의 딸을 줄여서 개딸이라고 참칭하는 중립적인 단어였으나, 현재는 대깨문, 대깨윤과 같이 성별 구분 없이 이재명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전락했다.
- 원문 출처 : 나무위키
그래서, 이게 뭔데 씹덕아...?
제가 이재명 지지자라는 뜻인가요?
저는 정당에 관계없이 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아주는 편입니다.
저도 잘 모르는 제 정치적 성향을 이분이 자기 마음대로 정립해 주는 느낌이라 상당히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언어 구사력이 모자라는 어린 아이도 아니고 연세도 지긋하신 분인 것 같은데,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나 사용하는 이런 이상한 용어를 공개적으로 남에게 사용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자신과 다른 성향처럼 보여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어른이면 어른답게 바른 언어생활로 젊은이를 이끌어 주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근첩이 뭔데? 근첩의 뜻
몇년 전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평소 말씨가 사납고 아무에게나 공격적이었던 한 게이머가 주변 사람들에게 '-근-' 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근-'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대뜸 '근첩 새끼가 모르는 척 오지노' 라는 말을 합니다.
근이라는 말은 루리웹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소속된 사람을 칭하는 멸칭이라고 합니다.
루리웹의 초성을 떼어내면 ㄹㄹ웹이 되고, 이것을 비슷하게 생긴 글자인 근근웹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 시발점이라고 합니다.
루리웹 사이트에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이 간첩처럼 다른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을 근첩이라고 멸시하여 부르는 용어입니다.
당시 루리웹이라는게 오타쿠용 커뮤니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제가 고등학생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있었기에 10여 년이 지난 그때까지도 사이트가 살아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오히려 인터넷 보급 초창기만 해도 다른 오타쿠 커뮤니티가 많았기 때문에 루리웹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사이트였는데, DC인사이드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한 커뮤니티가 되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말의 구성을 보면 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지다 라는 말은 허술한 데 없이 알차다는 뜻의 오달지다 라는 말에서 유래된 말로, 주로 전라도 북쪽과 충청 이남의 경계에서 사용되었던 말이며, 어미로 붙은 ~노는 경상도 방언입니다.
오지노 라는 말은 부산에 살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그게 뭔데 씹덕아? 라고 반박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디씨, 일베, 여시, 루리웹 등, 나는 니네가 어떤 관계인지 모른다. 지금까지도 몰랐고, 앞으로도 모를것이다.
너무 괴상한 언어구사가 신기해 온갖 듣도보도 못한 욕을 먹어가며 그 게이머와 한참을 이야기 해보았는데, 나이는 20대 초반이며 자신이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 괴악해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얻은 결론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끼리의 혐오감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거 전두환 정권 전후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지역감정 형성 이래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이 실제로 서로를 미워하던 80년대~90년대에나 존재했을 법한 과거의 지역감정보다 훨씬 더 심각한 지경이었습니다.
그 유저는 스스로를 DC인이라고 칭했는데, DC와 일베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전부 미개인이며, 깨어있지 못한 무지한 자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개죽이와 싱하형, 아햏햏도 모르는 DC인
그래서 저는 '나는 DC인사이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부터 몇 번 들어가 본 적이 있다. 개죽이나 싱하형, 아햏햏 같은 것들을 알고있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DC인사이드의 초기에 생성되었던 이런 밈을 대하면서 '그건 또 무슨 근첩같은 소리냐'면서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애초에 자기가 모르는 것은 전부 다 부정적인 것이며, 그의 세상에서 부정적인 것은 모두 루리웹에서 비롯된 것인 셈입니다.
또한 여성 비하가 상당히 심하기에, 그럼 반대로 '여자가 너와 같이 여성시대, 메갈리아 같은 여초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하며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해도 되는 것이냐'고 물으니 한국 여자는 다 죽여야 한답니다.
그럼 네 말대로 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을 다 죽일 수 있다면 누가 살아있을 수 있냐고 물으니, 보수적 시대정신을 가진 젊은 남성과 깨어있는 소수의 젊은 여성 이외에 모든 노인과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다 죽여야 한답니다.
대체 커뮤니티 사이트가 뭐라고, 학교도 아니고 지역도 아닌 인터넷 공간에 소속감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기 짝이 없는데, 자신과 커뮤니티 사이트의 성향을 동일시하고 그 이외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 생활이 제대로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친구는 심각한 수준의 당뇨병을 앓고 있어 제대로 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등 실제 현실 생활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살아가는 처지였기에 인터넷에서라도 소속감을 가져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의 처지를 알게 되니 더욱 딱하게 느껴졌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수많은 폐단을 알고있어도, 이런 친구들이 삶을 의지하는 장소로서 존재하는 그런 사이트들이 필요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혐오와 갈라치기, 각종 알아듣지 못할 용어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이루고, 결국 그들을 실제 현실 세상에서 단절시킵니다.
나도 이미 변화된 언어로 이전 세대와 단절되었다
몇년 전 사업차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 때, 택시를 이용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신박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택시 기사님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시며 신기해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우 참신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인데, 저는 이게 신조어인지 모르고 사용할 정도로 자주 쓰는 말이었지만 택시기사님은 처음 들어본다고 하셔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10여년 전, 음식물 쓰레기라는 말을 음쓰라고 줄여서 사용했을 때 그 말이 너무 재미있다며 웃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현재 음쓰라는 말은 현재 각종 매체나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널리 퍼진 말이 되어 누구나 그 뜻을 알고 있습니다.
10개월 모은 영상자료로 만든 장편다큐급 리뷰! 미생물 음쓰 처리기 린클 리뷰ㅣ니돈내맘
언어는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고, 사회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가진 채로 자라나게 된다면, '나는 어느 지역 출신이며 어느 학교 출신이다'를 자랑하는 지연, 연고주의와 학벌주의에 더해 '나는 어느 커뮤니티를 한다, 어느 커뮤니티 출신이다'를 자랑하는 세상이 오게 될 것 같아 두렵습니다.
평소 느끼던 바에 대해 별 생각없이 두런두런 늘어놓다보니 포스팅 하나 작성하는데 다섯 시간이 훌쩍 넘어가 버렸네요.
저도 스스로 몰랐는데,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상에 그만큼 큰 우려를 갖고 있었나봅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이 생기게된 이유.jpg
2024.01.04 - [생활 정보] - 악에 물든 청소년들, 폭력에 관용없는 똑똑한 피해자가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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