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순화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용어, 앵꼬, 만땅, 이빠이, 빠꾸, 기스 뜻

점차 순화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용어, 앵꼬, 만땅, 이빠이, 빠꾸, 기스 뜻

예전에는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일본어 용어를 쓰면 전문성이 돋보인다고 해서 일부러 일본어 용어를 공부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누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하는가 - 출처 : 오토모빌코리아

그러나 이제는 일본어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실제 산업현장에서도 이러한 용어들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름 앵꼬났어요, 만땅으로 이빠이 채워주세요?

'기름 앵꼬났어요, 만땅으로 이빠이 채워주세요'라는 말은 정말 총체적 난국입니다.

하나하나 풀어 해석해봅니다.

엥꼬 났다, 엥꼬, 앵꼬 뜻은?

'차가 퍼져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인 앵꼬는 그 의미에 발음이 같은 두가지 어원이 있습니다.

• 엔코(えんこ) - 어린 아이가 넘어져 엉덩방아를 콩 찧거나 바닥에 푹 퍼져 누워있는 모양.
• 엔진코쇼(エンジン 故障(こしょう)의 줄임말 엔코(エンこ) - '엔진코쇼'는 엔진고장을 의미하며, 영어 엔진(Engine)의 '엔' 발음과 고장을 뜻하는 코-쇼-의 '코'를 합성해 만든 줄임말.

주유등 경고표시 이미지 - 출처 : happydriving

일본어로 '엔진이 고장났다'는 말을 발음할 때 '엔진가 코쇼니 낫따'라고 발음하는데, 용례 또한 뒷말인 '낫따' 부분을 차용해 '앵꼬났다', '앵꼬나다'로 변형되어 사용되었습니다.

'기름이 떨어졌다', '기름이 없다', '차가 퍼졌다', '차가 고장났다' 등의 말로 쉽게 순화할 수 있으며, 다음 세대에 물려줄 필요는 없는 말인 것입니다.

만땅 뜻은?

만땅 또한 일본어와 영어가 합성된 단어입니다.

영어로 용기를 뜻하는 'Tank'의 발음을 일본식으로 읽으면 '땅끄, 탕끄, 탄끄, 탕크, 탕끄' 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일본어에는 받침이라는 개념이 없고 '응(ん,ン)' 발음만이 있는데, '은', '음', '응'으로 다양하게 읽힑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찰 만(満)자에 땅끄의 땅 발음을 합쳐 満+Tank, '가득 찬 탱크'를 의미하는 만땅(満タン)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입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주유하는 모습 - 출처 : kkultem

일반적으로 물탱크는 물탱크라고 발음하지만, 유독 기름탱크만큼은 땅끄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골에 사는 어르신들은 기름보일러 등을 사용할 때 영어식 탱크 발음이 익숙하지 않다며 아직도 기름땅끄, 아부라땅끄라는 일본식 용어를 고집하는 경우도 있는데, 깨어있는 분들은 기름통 등으로 순화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빠이? 잇빠이? 입빠이? 무슨 뜻인가요?

일본어로 그나마 받침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글자가 츠(つ,ツ)라는 글자입니다.

받침으로 활용되는 시옷이나 비읍의 중간 발음으로 받침처럼 기능합니다.

잇빠이, 입빠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이빠이( 一杯, いっぱい)의 뜻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잔 배(杯)라는 한자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잔의 술을 가득 따른 모습을 일배, 이빠이라고 표현한데서 기인합니다.

술을 한잔 가득 따른 모습을 1배(한 잔), 잇빠이라고 표현한 데서 가득 채우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 출처 : 경향신문

그냥 명사로서 '한잔의 술'을 의미하기도 하고, 무언가 '가득 찬 모습'을 이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매우 배부른 상태'를 표현할 때에도 이 말을 사용합니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재일 조선인을 학살한 사건, 관동대학살을 유발한 어려운 발음

이 글자의 중간에 받침과 비슷하게 사용되는 ' 츠(つ,ツ)' 발음은 한국인이 발음하기 힘든 글자로도 유명한데, 영어로 'Tsu'라고 표기되는 만큼 쯔와 츠, 쓰의 중간 발음에 속합니다.

보통 영어로 렛츠고!(Let's go!)를 발음할 때 중간 발음인 츠와 가장 유사하다고 합니다.

지진해일을 뜻하는 단어 '쓰나미'(津波, つなみ, Tsunami) 또한 '쓰' 발음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지만, '쯔나미, 츠나미' 등으로도 표기하는 이유입니다.

1923년 일본 관동지역을 강타한 관동대지진 당시, 엄청난 지진의 여파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집에 불을 질렀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며 분노한 일본인들이 무리지어 조선인을 학살한 참사가 일어났는데요.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일어났던 조선인 학살사건, '관동대학살' - 출처 : 나무위키

이때 조선인을 찾아내기 위해 사용되었던 용어가 '15엔 50전'을 의미하는 '쥬고엔 고짓센'(15円 50銭)입니다.

이 발음은 외국인이 정확하게 발음하기 정말 어려운 말로, 당시 살해된 사람 중에는 비단 재일 조선인 뿐만 아니라 발음이 부정확한 일본인도 다수 섞여있었다고 합니다.

'15엔50전 학살'에 울었다···"아베 교만함 부끄럽다"는 일본인 - 중앙일보

참 끔찍하고도 참담한 일입니다.

빠꾸 뜻은? 후진주차 백(Back)

빠꾸는 보통 후진주차를 할 때 사용되는 말이며, 많은 사람들이 그 기원을 알고 계실겁니다.

영어로 백(Back)을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 바쿠(バック)입니다.

자동차 후진주차의 예 - 출처 : 기아커넥트스토어

현재는 일부러 사용하는 사람 이외에는 잘 사용되지 않으며, '후진' 등으로 순화되었습니다.

스답, 스도뿌! 일부러 이렇게 발음할 필요가 있나요?

똑같은 경우로 사용되는 일본식 영어발음으로 '스톱'(Stop)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후진할 때 급히 멈추라는 의미로 빠르게 '스톱!'을 외치곤 하는데, 일본식 영어발음인 '스도뿌'(ストップ)라고 발음하는 분들이 아직 있습니다.

후진주차를 도와주는 강아지 모습 - 출처 : 애니멀플래닛

스답, 스돕, 스도뿌, 스토뿌는 전부 일본식으로 영어 Stop을 발음한 발음입니다.

내 차 기스났어! 기스 뜻은?

기스는 발음의 변형을 거친 단어입니다.

일본어로 흠, 흠집, 상한 자국 등을 나타내는 단어 키즈(傷,きず)에서 왔습니다.

다칠 상(傷)이라는 한자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인데,이 키즈라는 말이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기스라는 발음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키즈(傷,きず)를 낸 키드(Kid)

실제로 일본인에게 흠집이라는 의미로 '기스'라는 단어를 말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합니다.

요즘은 흠집이라는 우리말도 사용되지만, 영어식 표현인 스크래치(Scratch)라는 말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식 용어 순화 노력에 앞장서는 자동차 관련 업계

현재 자동차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일본식 용어를 순화하고 개선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예전엔 화려했던 일본 자동차 산업을 동경해 용어까지 따라한 과거가 있지만, 현재는 일본식 용어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는 영어식 표현이나 우리말 용어로 대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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