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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교리 속 여러 보살님들의 이미지와 이름, 뜻과 유래
불교에서 흔히 남신도들은 거사(居士)님, 여신도들을 보살(菩薩)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여러 보살님들을 모시고 기원하면서도 그 이름과 뜻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교 교리 속 여러 보살님들의 이름과 그 기원,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살(菩薩), 보리살타(菩提薩埵), '보디사트바'라는 이름의 뜻과 유래
보살(菩薩)이라는 이름은 보리살타(菩提薩埵)를 줄여 발음한 것입니다.
보살이라는 명칭의 기원이 된 말은 산스크리트어 '보디사트바'(बोधिसत्त्व, Bodhisattva)입니다.
글자를 나누어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뜻이 됩니다.
- 보리(菩提) - 깨달음.
- 살타(薩埵) - 존재하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최고의 가치로서 추구하며, 이러한 보리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자는 다 보살이라고 칭합니다.
즉, 보살이란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절에 모셔진 여러 보살님의 종류와 이름, 유래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염에서 등장하는 관세음보살은 많은 불교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살님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아왈로끼떼슈와라(अवलोकितेश्वर, Avalokiteśvara)라고 불립니다.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고 이끄는 보살이며 불법의 자비심 그 자체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관세음보살의 여러가지 이름
한자로 번역할 때에는 천수관음, 관음보살, 관자재보살 등의 명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천수관음(千手觀音) - 천 개의 손에 천 개의 눈이 달려있어 널리 중생을 돌보고 보살핀다는 의미에서, 실제로 천 개의 손이 광배에 달려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 관음보살(觀音菩薩) - 중국에 대승불교가 널리 퍼진 것은 당(唐)나라의 2대 황제 태종(太宗) 시절인데, 당 태종의 이름이 이세민(李世民)이었기에 황제의 이름에 쓰이는 휘호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 법도에 따라 세(世) 자를 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 위와 같은 이유로 당 태종 시절의 승려 현장 삼장법사가 반야심경을 번역할 때도 황제의 이름자인 세(世) 자를 빼고 관자재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번역한 것이 기원입니다.
관세음보살을 우리에게 처음 소개한 승려, 쿠마라지바
'관세음보살'이라는 표현은 현장 삼장법사가 번역하기 전에 불경을 번역했던 승려 구마라집(鸠摩罗什, 쿠마라지바, कुमारजीव, Kumārajīva)이 번역한 이름입니다.
인도 쿠차국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쿠마라지바는 이후 큰 승려가 되었지만, 후량(後涼)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포로로 사로잡혀 중국 양주(涼州)에서 살게 됩니다.
서기 401년 후진의 황제 요흥(姚興)에게 국사(國師)로서 영접된 그는 요흥의 뜻에 따라 여성과 혼인, 환속하였습니다.
환속 이후 쿠마라지바는 경전 번역에 종사하여 35부 300권의 불경을 한문으로 번역하는 엄청난 업적을 남깁니다.
그가 번역한 가장 유명한 경전은 현재까지도 읽혀지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불설아미타경), 법화경(法華經, 묘법연화경), 반야심경(般若心經, 마하반야바라밀경) 등이 있습니다.
그가 번역한 경전들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좌선삼매경』(坐禪三昧經) 3권
- 『불설아미타경』(阿彌陀經) 1권
-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 27권(30권)
-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8권
- 『유마경』(維摩經) 3권
- 『대지도론』(大智度論) 100권
- 『중론』(中論) 4권
불교의 대표적인 개념인 극락(極樂)이라는 단어는 쿠마라지바가 번역한 그대로 퍼져 쓰이고 있으며, 불교의 교리를 설명하는 유명한 문구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또한 쿠마라지바의 번역에 의거한 말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남자? 여자? 관세음보살의 성별은?
관세음보살님은 초기 불교나 티베트 불교에서는 남자로 여겨졌습니다.
관세음보살을 묘사한 많은 탱화나 보살상에서 수염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대승불교의 전파과정에서 자비심, 자애로움을 상징하는 보살로 여겨지게 되었으며 한, 중, 일 3국에서는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이유는 명나라 시절 쓰여진 오승은의 소설 서유기 속에서 관세음보살이 여성인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소설 서유기 속에서 묘사된 관세음보살의 상징, 버드나무 가지와 정병
소설 서유기 속에서 손오공은 여행 도중 시련을 내리는 관세음보살에게 투정을 부리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 보고는 당나라 스님 잘 모시라 해놓고 보살님이 이러시는 게 어딨냐,
그러시니 보살님도 팔자가 사나워서 평생 남편감을 못 만나셨지."
이것은 관세음보살이 여성임을 암시하는 유일한 문구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상징으로는 손에 들고 있는 버드나무 가지와 정병이 있습니다.
이 정병에는 사해의 모든 물을 담을 수 있는 신통한 능력이 있는데, 정병에서 나온 물을 뿌리면 죽은 사람이나 죽은 나무를 되살리는 영험이 있습니다.
왜 남해 관세음보살이라고 불릴까? 남해에서 태어난 보살
서유기에는 관세음보살을 부를 때 '남해 관세음보살'이라고 표현합니다.
그 이유는 관세음보살의 출생지가 부처의 탄생지 룸비니(Lumbinevana, 藍毘尼園, 남비니원) 남쪽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조선 후기의 화가 단원 김홍도가 그린 작품, 남해관음도(南海觀音圖)의 여백에는 관세음보살을 찬양하는 글귀, 관음상찬(觀音像贊)이 쓰여있습니다.
남쪽 비니원(毘尼園) 가운데 연꽃 위에서 탄생하시고, 천하에 무위도(無爲圖)를 행하시어 고해에 빠진 이들을 건져 내시며, 불난 집에서 불타는 이들을 구해 내시었으나, 초연히 창해만리 밖에 우뚝 홀로 서 계시니, 천상천하에 오직 내 홀로 존귀하다는 글 그대로이구나.
(南降毘尼園中蓮華上 行無爲道於天下 拯苦海之沈溺 救火宅之焚燒 超然立於滄海萬里 天上天下唯我獨尊之說偈矣.)
관세음보살을 남쪽과 바다를 상징하는 보살이기에, 금산 남해 보리암에서도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는 관세음보살상을 모셨습니다.
세상 힙한 불상, 응 왔어? 성불하고 가~! 넬슨 앳킨스 미술관 수월관음상
넬슨 앳킨스 미술관에서 소장중인 수월관음상은 한 국내 커뮤니티에서 '세상 힙한 불상'이라는 글과 함께 '응~ 왔어? 성불하고 가~'라는 재미있는 문구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한중일 3국 정토신앙의 축, 관세음보살
'관음삼매경'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은 석가모니보다 먼저 부처가 된 정법명왕여래로, 석가모니 전세의 부처이자 스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중생의 구제를 위해 스스로 부처 자리에서 내려와 보살이 되었다고 하며,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보살피는 보살로 남게 됩니다.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숭배하는 신앙을 정토신앙이라고 합니다.
정토신앙의 상징으로는 한국에서는 원효대사가 널리 퍼뜨린 경문,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문구가 유명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의 뜻은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나이다.'입니다.
일본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숭배하는 관음(칸논)신앙이 널리 퍼져 거대한 관음보살상 센다이 대관음(仙台大観音, 센다이 다이칸논)을 축조하기도 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경문은 한중일 각 곳에서 다음과 같은 발음으로 외워집니다.
- 한국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南無阿弥陀仏 觀世音菩薩)
- 중국 - 아미토푸(阿弥陀仏), '아미타불'만 염하는 경우가 많다.
- 일본 - 나무아미다부츠(南無阿弥陀仏), '나무아미타불'이라고만 염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카메라 브랜드 캐논의 어원, 관음보살(觀音菩薩)
일본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숭앙하는 관음신앙이 널러 퍼져있으며, 칸논보사츠(관음보살, 觀音菩薩) 혹은 칸논사마(관음님, 觀音さま)와 같이 친근하게 부르며 높이 숭배합니다.
일본의 유명 카메라 브랜드 캐논 또한 원래 이름은 관음(Kwanon)이었으나 이후 발음하기 쉽도록 우리가 아는 캐논(Canon)으로 바뀌었습니다.
비단 브랜드 뿐만 아니라, 관음보살의 이미지를 차용한 캐릭터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서 자주 사용되며 카논, 칸논 등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는 대개 자비롭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사람들의 귀에 칸논과 비슷한 발음이 들리면 자연스럽게 자애로운 관음보살의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진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은 세상 곳곳 만방을 두루 빠짐없이 둘러보고 불법을 행할 수 있도록 천 개의 손에 천 개의 눈이 달린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를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이라 표현하며, 그림에는 실제로 천 개의 손을 다 그려넣는 경우도 있지만 보살상으로 조각할 때에는 42개의 손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1개의 얼굴을 가진 11면 관음(十一面 觀音)
관세음보살은 또한 각 중생에게 맞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11개의 얼굴을 가진 11면 관음(十一面 觀音)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정면에 세 얼굴(三面), 왼쪽에 세 얼굴, 오른쪽에 세 얼굴, 뒷면에 한 얼굴, 정상에 한 얼굴 등 모두 11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1면 관음보살은 기원을 드리러 온 중생에게 11개의 얼굴 중 가장 필요한 모습 한 가지를 보여준다고 한다.
필요한 자에 따라 웃는 얼굴, 자비로운 얼굴, 때로는 화난 얼굴 등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중생들을 인도합니다.
문수보살(文殊菩薩)
문수보살(文殊菩薩)의 문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또는 문수시리(文殊尸利)의 줄임말입니다.
문수사리는 산스크리트어로 만주슈리(Manjushri)를 한자로 음차한 것입니다.
- 만주 - 달다(甘), 묘하다, 훌륭하다
- 슈리 - 복덕(福德)이 많다, 길상(吉祥)하다
두 말을 합하면 '훌륭한 복덕을 지녔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가 북방영토를 부르는 만주라는 용어 역시 이 만주슈리라는 말에서 기원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불공드리는 대상, 지혜의 화신 문수보살
문수보살은 그 자체로 최고의 진리, 지혜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학문의 신과도 같으며,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면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갈 때 문수보살에게 시험 합격에 대한 기원을 드리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는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의 지혜(三人寄れば文殊の知恵)'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문수보살은 불법을 설하는 설법인을 짓고 있거나 지혜를 상징하는 꽃, 청연화(靑蓮花)를 들고 있습니다.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의 꽃, 우담바라가 핀 문수사 문수보살상의 손가락
충북 단양 문수사는 문수보살과 깊은 관계가 있는 사찰입니다.
2022년 5월에는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불교 전설 속의 꽃, 우담바라가 문수사 문수보살상의 손가락에 피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문수보살상의 손가락 위에 피어난 우담바라는 상서로운 징조로 여겨지며, 많은 신도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가 단양 문수사에서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양대군, 세조의 종기를 낫게 해 주었다는 문수동자의 전설
수양대군, 세조가 어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자, 꿈에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나타나 그를 저주합니다.
세조의 꿈에서 현덕왕후가 침을 뱉었는데, 침을 맞은 부위에 종기가 더러 생겨나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세조는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 명승으로 유명했던 평창 상원사에 요양을 가는데, 상원사 앞 계곡 물에서 혼자 몸을 씻으려다 문득 지나가던 동자승을 불러 종기가 난 등을 씻기게 합니다.
등을 다 씻은 뒤 개운해진 세조가 동자승에게 '너는 어디 가서 왕의 옥체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라고 이르니, 동자승도 '왕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만났다고 말하지 마십시오.'라고 대답하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후 세조가 명을 내려 상원사에 문수보살 동자상을 만들어 봉안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이 문수동자상은 이후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혼기가 찼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동자의 머리카락을 두 개의 뿔 모양으로 틀어올려 총각(總角)의 형태를 만드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국보 문수보살 동자상 또한 이런 전통에 따라 어린 동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총각의 머리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서유기에서 묘사되는 푸른 사자를 탄 문수보살의 모습
소설 서유기 속에는 문수보살이 타고다니는 푸른 사자가 탈출하여 요괴가 되는 바람에 곤경을 겪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이처럼 문수보살은 절대적인 진리와 지엄한 불법의 상징으로 푸른빛의 사자를 타고다니는 모습으로 종종 묘사됩니다.
만일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의 보살을 보게된다면 문수보살을 묘사한 것이라고 추측이 가능합니다.
지장보살(地藏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은 산스크리트어로 크시티가르바(Ksitigarbha)를 의역한 것입니다.
- 크시티(Ksiti) - 땅
- 가르바(Garbha) - 모태
크시티가르바의 뜻은 마치 대지와 같이 무수한 종자를 품고 있는 모습이라 하여 지장(地藏)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 고대 인도에서는 대지의 신에 대한 초기 신앙이 있었고, 지장신앙 또한 만물의 생육을 관장하는 대지모신을 모시는 신앙에서 출발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옥에 빠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스스로 성불을 포기한 지장보살의 설화
경전에 따르면 지장보살은 본래 인도 바라문의 딸로, 일찍이 부처의 가르침에 귀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지 않고, 항상 부처님을 헐뜯고 다녔습니다.
지장보살은 어머니가 죽자 지옥에 떨어졌으리라 생각하여 진심으로 공양하였고, 어머니를 지옥에서 건져내기 위해 지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끔찍하게 고통받는 죄인들과 지옥의 참상을 본 지장보살은 지옥도에서 어머니를 찾아다녔는데, 자신이 꾸준히 공양한 공덕에 힘입어 어머니가 무간지옥에서 빠져나와 천상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돌아와 '지옥에 빠진 모든 중생이 제도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나이다.'(지옥미제 서불성불, 地獄未濟 誓不成佛)라는 대원(大願)을 세웠습니다.
지장보살은 부처로 성불하는 것을 스스로 포기하고 죽은 사람을 극락으로 인도하며 모든 중생을 빠짐없이 제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보살인 것입니다.
저승의 각 지옥을 다스리는 열명의 왕, 시왕과 지장보살
저승에는 열 가지 지옥이 있으며 각 지옥을 다스리는 열명의 왕, 시왕(十王)이 있습니다.
열 가지 지옥을 다스리는 시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진광대왕(秦廣大王) - 도산지옥(刀山地獄)
- 초강대왕(初江大王) - 화탕지옥(火湯地獄)
- 송제대왕(宋帝大王) - 한빙지옥(寒氷地獄)
- 오관대왕(五官大王) - 검수지옥(劍樹地獄)
- 염라대왕(閻羅大王) - 발설지옥(拔舌地獄)
- 변성대왕(變成大王) - 독사지옥(毒蛇地獄)
- 태산대왕(泰山大王) - 거해지옥(鉅骸地獄)
- 평등대왕(平等大王) - 철상지옥(鐵床地獄)
- 도시대왕(都市大王) - 풍도지옥(風途地獄)
-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 흑암지옥(黑闇地獄)
그리고 지장보살은 지옥을 다스리는 시왕들의 정점에서 중생을 제도하고 구원하는 존재입니다.
두건을 쓰거나 짧게 깎은 푸른 머리, 석장과 보주를 든 지장보살의 모습
지장보살은 흔히 두건을 쓰고 있거나, 짧게 깎은 푸른색 머리를 하고있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또한 지장보살을 상징하는 법구, 지옥의 문을 깨트릴 수 있는 석장과 어두컴컴한 지옥을 비출 수 있는 힘을 가진 투명한 보주(寶珠)를 들고 있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지장신앙이 대세,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오지조사마(お地蔵様)
한국에서는 미래불인 미륵부처의 강림을 염원하는 미륵신앙이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죽음과 지옥, 명계를 다스리는 지장보살을 숭앙하는 지장신앙이 민간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지장보살을 두고 오지조사마(お地蔵様, 지장님) 등으로 친밀하게 부르기도 하는데, 그만큼 지장보살상은 일본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불상입니다.
지장보살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인들은 사고나 병으로 가족이나 친지가 죽으면, 유족들이 절이나 사고가 난 지점에 흔히 지장보살상을 세웁니다.
머리에 쓴 빨간색 두건이나 앞치마처럼 앞에 두른 빨간색 천은 지장보살을 보호하는 옷과 같은 것입니다.
보통 관음보살이 여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지장보살은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미륵보살(彌勒菩薩)
미륵보살은 불교에서 말하는 미래불, 미륵부처님을 말합니다.
인도 파라나국의 브라만 집안에서 태어나 석가모니의 교화를 받고, 미래에 붓다가 되리라는 수기(受記, 예언)를 받은 후 도솔천에 올라갔다고 전해집니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이후 56억 7천만 년이 지난 후에 도솔천에서 이 세상으로 하생(下生)하여 새로운 시대의 부처님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미륵보살은 하생의 때가 되어 미륵부처로 다시 태어났을 때, 천지만간에 가르침을 펼쳐 한 번에 모든 중생을 모조리 깨우침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구원자로 묘사됩니다.
미륵은 하생하기 전까지 도솔천(兜率天)의 보살로 머물면서 중생을 교화합니다.
미륵보살은 미래불인 특성상 그 존재가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보살과 부처의 표현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기획한 상설전시실 '사유의 방'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국보,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 바로 미륵부처의 현재 모습인 미륵보살을 묘사한 것입니다.
미륵보살이 강림하는 장소, 용화전과 미륵전
경전에 따르면 미륵불이 하생하는 장소는 용화수(龍華樹) 아래라고 합니다.
따라서 미륵 부처를 모신 법당은 용화전(龍華殿) 또는 미륵전(彌勒殿)이라고 합니다.
금방이라도 일어날 듯 한 미륵보살의 자세
일반적으로 보통의 불상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습니다.
그러나 미륵보살상은 미래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명상을 하는 반가상이나, 설법하러 갈 때 움직이기 쉽도록 서 있는 입상, 걸터앉은 모습의 좌상을 주로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처님의 모습과 달리 금방이라도 일어나 중생을 구하러 가거나, 설법하러 갈 듯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것이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역사 속에서 미륵부처를 자칭하거나 미륵의 화신이라 여겨졌던 인물들
미륵부처는 미래에 강림하여 세상을 구원하는 구원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보니, 난세에 일어난 영웅들이 스스로를 미륵부처라고 자칭하거나 후대에 미륵불의 화신으로 추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백제 성왕, 백제 무왕, 태봉국의 왕 궁예, 후백제의 왕 견훤, 고려의 태조 왕건, 포대화상이 있습니다.
특히 당나라 시절 실존했던 인물 포대화상은 미륵부처의 화신으로 여겨져 중국에서는 미륵부처를 묘사할 때 이 포대화상의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중국에서 미륵부처를 상징하는 이미지, 배를 내밀고 크게 껄껄 웃는 포대화상
포대화상은 당나라 말기 명주 봉화현 출신의 승려로, 본명은 계차입니다.
당나라가 멸망하고 송나라로 통일되기 전까지 10여 개의 나라로 분열된 혼란기를 오대십국(五代十國)시대라 합니다.
당시 연이은 전란으로 인해 중생들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거리에는 부모를 잃은 고아들과 굶주린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포대화상은 여러 곳을 다니면서 탁발한 물건들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포대에 담아 배고픈 이들에게 나눠주고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것이 중국에서 포대화상을 미륵부처의 현신으로 추존하는 이유입니다.
포대화상의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포대화상 조각상의 배 부분은 항상 손으로 쓰다듬은 흔적이 있습니다.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보살은 아니지만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은 불교사찰의 극락전에서 아미타불, 관세음보살과 함께 삼존불(三尊佛)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위치의 보살입니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이나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가운데 앉는 주불(主佛)로 하여,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과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협시불(夾侍佛)로 좌우에 나란히 앉습니다.
대세지보살은 관세음보살의 형제로 알려져 있으며, 아미타 부처님과 함께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살아갈 힘을 주는 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왕토본연경에 실려있는 조리(早離)와 속리(速離) 형제 이야기
옛날 인도 남쪽에 '장나'라는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부인과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두 아들의 이름은 형이 조리였고, 동생이 속리였습니다.
장나의 부인이 일찍 죽었기에, 장나는 새로운 부인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장나가 돈을 벌러 길을 떠난 사이에 계모가 조리와 속리를 남쪽 무인도에 떨어뜨려 두고는 도망쳐버렸습니다.
두 형제는 공포와 원한에 사무쳤지만, 이렇게 원한을 품고 죽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 같아서 큰 서원을 세우고 죽었습니다.
그 서원의 내용은 '공포와 원한에 사무친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큰 서원의 힘으로 형인 조리는 관세음보살이 되었고, 동생인 속리는 대세지보살이 되었습니다.
지장보살로 대체된 아미타여래의 협시보살 자리
대세지보살은 관세음보살의 동생이니만큼 불교에서 큰 입지를 지니고 있는 보살이지만, 특징적인 일화가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유명한 다른 보살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그 시작은 세종대왕 시절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의 삼존불상을 건립하면서부터입니다.
강진 무위사의 총무인 항덕스님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대세지보살이 아미타여래의 우(右) 협시불로 모셔져 있었다고 합니다.
세종 12년, 서기 1430년, 불교에 심취했던 효령대군이 동생인 충녕,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처음 무위사 극락보전을 중창할 때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불로 모셔져 있었습니다.
이후 세종의 아내, 불심이 지극했던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세종대왕은 왕비를 위한 천도재를 지내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적 규모의 커다란 불교행사를 반대했던 유생들의 반발로 무산되었고, 대신에 세종대왕은 강진 무위사와 동해 삼화사에 내탕금을 내려 수륙대재를 지내게 하였습니다.
사랑했던 아내 소헌왕후의 극락왕생뿐만 아니라 전쟁, 재해로 죽어간 모든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수륙대재를 지낸 것을 계기로, 죽은 자의 넋을 건지는 지장보살이 대세지보살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을 협시로 앉히는 것은 세종대왕 시절, 강진 무위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전통인 것입니다.
보현보살(普賢菩薩)
보현보살(普賢菩薩)은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불이나 비로자나불을 협시하는 보살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사만타바드라(समन्तभद्र, Samantabhadra)라고 하는데, 불법의 실천을 상징합니다.
문수보살은 궁극적 지혜를 상징하고, 보현보살은 이치의 실질적 실천을 상징하기 때문에,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문수보살에게 기도하고, 부지런해지기 위해서는 보현보살에게 기도합니다.
또한 중생들의 목숨을 길게 해주는 덕을 가졌으므로 보현연명보살 또는 연명보살(延命菩薩)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장수를 기원하는 분들은 보현연명보살에게 불공을 드립니다.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실천의 상징, 보현보살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타고 있거나 연화좌대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됩니다.
푸른 사자를 탄 문수보살과 함께 묘사되는 흰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
문수보살은 지혜, 보현보살은 실천을 각각 의미하기에 항상 함께 묘사됩니다.
이것은 실천 없는 지혜는 의미가 없음을 상징합니다.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은 약사여래나 치성광여래를 협시하는 보살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각각 해와 달을 의미하며, 현실 세계를 상징하는 세속적인 보살입니다.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은 머리에 쓰고 있는 보관이 각각 해와 달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 일광보살(日光菩薩)의 보관에는 해를 상징하는 일륜(日輪) 속 역시 해를 상징하는 삼족오(三足烏)가 그려져 있습니다.
- 월광보살(月光菩薩)의 보관에는 달을 상징하는 월륜(月輪) 속 역시 달을 상징하는 떡방아 찧는 토끼가 그려져 있습니다.
보관 이외에도 각 보살이 해와 달을 상징하는 붉은색, 흰색 동그라미를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 붉은 색 원 - 태양
- 흰 색 원 - 달
중앙의 주불을 중심으로 태양과 달이 각각 좌우에서 협시하는 이러한 형태는 불화뿐만 아니라 조선 왕실의 권위를 대표하는 걸작 병풍, 일월오봉도에서도 나타납니다.
해와 달이 중앙의 왕을 협시하는 형태의 병풍,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어좌의 뒤편에 세워진 그림 병풍으로, 인물만 그려져 있지 않을 뿐 전형적인 불화의 형식으로 중앙을 협시하는 좌우대칭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림만 있으면 완성된 형태가 아니며, 중앙의 어좌에 왕이 앉으면 자연스레 천지만물이 왕을 보좌하는 형태로 완성되는 그림인 것입니다.
이상 불교에서 널리 알려진 몇몇 보살님들의 이름, 뜻과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간단히 조사해 보려고 했는데 중간에 세 번이나 날려먹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사흘 밤낮 동안이나 집필하게 되었네요.
그다지 인용이나 논문 형식을 철저히 지키진 않은 미천한 글이지만 수많은 불교적 상징을 다루게 되는 젊은 미술사학도나 고고학도, 불교신자들에게 널리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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