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버릇없고 사나운 아이들, 비겁하고 두려운 어른들, 피할 곳이 없는 선생님들
선생님이셨던 어머니께서는 평소 우스갯소리 삼아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교사라는 직업이 참 좋은 직업인 것 같은데 말이야. 딱 하나 아쉬운 게, 수업만 안 하면 정말 완벽한 직업인데 말이지."
"그럼 최고의 교사직은 어떤 형태여야 좋으실 것 같으세요?"
"수업 안 하고, 담임 안 하고, 불량 학생 계도 안 하고, 계속 방학이면 최고지! ㅋㅋ!"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세금만 축내는 것 아니에요?"
"그릉가? 그건 쫌 그르치? 근데 착한 학생들만 모인 반 담임 맡을 때는 행복하고 선생질 할 만 한데, 지랄맞은 반 담임 맡을 때에는 딱 암이라도 걸려 죽어버릴 것만 같이 괴롭단 말이야... 애들이 단단히 마음먹고, 작정하고 선생을 괴롭히려 들면 어찌나 밉상맞은지 몰라! 문자 그대로 속이 썩어 문드러 진단다."
그리고 어머니는 지독하게 속 썩이는 아이들을 몇 년 연속으로 만나시더니, 진짜 암에 걸려 돌아가시고 말았다.
하필이면 한동안 골치 썩이던 사고뭉치들을 연달아 떠나보내고, 기적처럼 함께 협동하며 으쌰으쌰 공부 열심히 하고 서로 돕고 사랑하던 천사같은 아이들을 만나 행복하기 그지없었던 1년이 채 마무리 되기도 전에.
어머니의 장례식에 찾아와, 천사같았던 우리 선생님이 왜 이렇게 일찍 돌아가신 거냐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오열하던 학생들의 절규가, 수 년이 지난 후에도 내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절절히 가슴을 찢어 놓는다.
아버지의 가르침
몇 년 뒤, 아이를 갖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나는 나를 키우시던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다고 느끼며 살아왔던 아버지의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어릴 적, 수-퍼 마'켙'에서 물건을 쉽게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거리낌이 없고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께서는 항상 내가 가까운 상점에서 '진열된 물건을 편히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대체 왜? 나는 내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거잖아? 나는 돈을 주고 물건을 사고, 상대방은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것은, 정당하고 공정한 거래 관계일 뿐인데?'
그러나 아버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가, 그것은 너무나도 오만하고 건방진 생각이란다. 네가 만약에 시골에 살고 있는 촌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보아라. 부락에서 걸어서 한 시간 거리에 떨어진 공판장에, 물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 돈이 아니라 쌀이나 옥수수, 콩자루를 을러 메거나, 고춧가루 한 되를 퍼다 갖고 가서 물물 교환을 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신발이나 학용품 같은 공산품을 사기 위해 돈이 필요하면, 걸어서 두 시간 거리의 읍내에 가서 쌀 팔아 돈을 사와야 했던 시절이 있었지. 현금 실물 경제가 정착되기 이전인 네 애비 애미 세대만 해도 돈 사다 겨우 물건 바꿔 쓰는 생활을 해야만 했어. 그 시절 촌구석 고을에서는 물건을 팔아주는 사람이 얼마나 귀했는 줄 아느냐? 너는 아파트 상가마다 수퍼마켓이 두세개씩 흔하게 박혀 있어 물건 귀한 줄 모르는 삶을 살았지만, 그 몇 안 되는 판매자가 없어지면 구매자는 당장 큰 곤란에 놓이게 된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물 고마운 줄 모르듯, 팔딱팔딱 뛰어 댕기다 쌕쌕 숨 쉬는 짐승이 공기 고마운 줄 모르듯, 돈과 풍요로운 물자 속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며 헤엄치는 인간들은 돈이랑 재물, 기업과 경제를 굴리는 '인간 고마운 줄'을 모르는 법이다. 항상 세상 만물에 대해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되새김질 하거라. 그것이 인간의 기본된 도리이니라. 항상 너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잊지 말도록 해라. 은혜를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미소를 띠고, 부드러운 표정과 말투로 인자하게 대하며, 심지어 너에게 못되게 대한 자일지라도 온유하고 덕있는 품성으로 너그러이 포용하여라. 그것이 사람 사는 도리이다."
어릴 적, 나는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 말씀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다.
'거래 관계는 기본적으로 윈윈(Win-Win)이어야 하는 것 아냐? 돈 내고 물건을 받았으면 그걸로 끝이고, 서로 이득을 보았으니 서로가 쌍방으로 고마워 해야 마땅하지! 판매자 입장에서도 물건 팔아준 사람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거잖아? 굳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더 고마워 해야 할 건 뭐람? 고작 물건 하나 사는 입장에서 물건 파는 사람한테 귀찮게 매번 일일히 고맙다고 꾸벅꾸벅 인사 해가며 웃음까지 팔아야 돼?'
평생 내심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다섯 살 무렵이었던 내 아이가 편의점에서 내게, 어릴 적 내가 품었던 생각과 똑같은 소리를 하기 전까지는.
"저 이거 갖고 싶어요! 우리 돈 있잖아요!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전부 다 사주세요!"
"아가, 이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에요. 이건 오랫동안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아니고 소모품인 데다 불량식품이잖아요?"
"근데 이걸 우리가 돈 주고 다 사면 편의점 사장님이 우리한테 고마워 하는 것 아니에요?"
"(경악, 어버버) 대...체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 거예요...? 우리는 돈을 지불해서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편의점 진열대에 물건이 올라오려면, 그전까지 수많은 생산자, 유통업자, 상인, 판매자들이 품과 수고를 들여서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미리 예상하여 갖추고 유통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편히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건데, 마땅히 상점에 물건을 진열해 올리는 데까지 손품, 발품과 노동력을 빌려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어요? (헛, 내가 아버지와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네?)"
"그래요?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요! 물건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으면, 우리가 돈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었어도 살 수가 없었겠네요! 편의점 사장님, 물건을 준비하고 팔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어, 그래. 예의바른 아가, 예쁘게 인사해 주어서 고맙다. 조심히 들어가거라!"
아이는 언제 어디서건 어른 앞에서 배꼽인사를 꾸벅 잊지 않는다.
다행히도 우리 아이는 나와 달리, 타인의 경제 활동으로 인하여 우리가 편의를 누리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는, 수준 낮을 정도로 초보적이고 경제학적인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수십 년 씩이나 걸릴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놀이터에서 심한 욕을 하던 아이
어느 주말의 따스한 낮, 다섯 살 무렵의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놀러 나갔다.
갓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부부 간난쟁이 아기들과, 이제 막 아기 엄마 아빠가 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초보 부모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다양한 나잇대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미있게 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 아기도 자연스레 또래 집단에 섞여 상황을 파악하고, 놀이를 하려 했다.
물론 일반적으로 1~5세 아이들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놀이 기구에 집중하는 것이 정상이다.
어째어째 그네를 타고 주변의 복잡한 상황을 눈으로 좇으며 즐기는 순간, 놀이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귀를 집중시키는 한 마디가 있었다.
"아~이 개씨발년아~!"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들려온 목소리가 너무 앳되었고, 욕설이 울려 퍼진 곳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 밖에 모여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순간적으로 놀이터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얼어붙었고,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놀던 놀이터는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시끌시끌 활기차던 놀이터에서는 뭣도 모르는 아기들의 옹알이만 "에에~", "아~부~", "아~아~" 하고 울려 퍼질 뿐이었다.
모든 어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겁먹은 아이들의 눈치가 데굴데굴 잽싸게 굴러가는 가운데, 쌍욕을 한 여자아이는 아주 대수롭지 않다는 듯 욕설을 가득 섞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아 그래서 시발 개새끼야 어쨌다는 건데? 야이 샹년아 이건 이쪽으로 해야지~! 아 존나 빡쳐 시발, 야이 가진 거라곤 좆밖에 없는 시발놈아, 빨리 이쪽으로 와보라고~!"
너무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의 입에서 도저히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걸쭉하고 천박한 쌍욕이 1초마다 쏟아져 나오고, 주변에 있던 모든 어른들의 입이 떡 벌어진 채 대놓고 정면으로 쳐다보며 눈치를 주고 있어도, 그 아이는 오히려 그런 시선을 즐기는 듯 득의양양하게 신나서 더욱 심한 욕설을 쏟아내고 있었다.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제일 먼저 자리를 뜬 것은 유모차 속 갓난 아기와 기저귀를 차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엄마였다.
"어휴...애기 귀에 험한 말이 입력될까봐 겁나네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ㅎㅎ"
다음은 우락부락 근육질의 아저씨와 통통하게 살집 있는 아주머니 부부였다.
"얘야! 집에 들어가자."
"아 왜요! 놀러 나온지 얼마 안 됐잖아요!"
다음 아주머니는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가정교육도 제대로 안 된 걸 보니, 웬만큼 쌍놈의 집안 자식인 것 같네요. 꼴을 보아하니 우리 아파트 애도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여기까지 기어 들어와서 동네 물을 이렇게나 흐리는지 원, 정말 기분이 나쁘네요."
남은 부모들의 얼굴빛에서는 공포감이 어른거렸다.
하지만 놀이터에 있던 부모들 누구 하나 욕설을 거듭하는 그 여자아이를 제재하려 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곧바로, 아줌마든 아저씨든 저 아이를 불러들여 윽박을 지르며 '야이 되바라진 가시내야! 어딜 어른들 다 계시는 앞에서 다 들리게 욕지꺼릴 하고 자빠졌어? 당장 이리 튀어와서 종아리 걷지 못해? 싸가지 없는 가시내 같으니! 너 학교 어디야! 사랑의 매 10대 때려 줄 테니까 종아리 고맙게 두들겨 맞고 뭐라고 욕했는지 한 글자도 안 틀리게 반성문 써서 너희 엄마랑 학교 담임 선생님한테 제출해! 나중에 내가 확인할 거야. 알았어?' 정도의 훈계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조심스레 내 아이의 얼굴을 살폈지만, 아이는 놀이터의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숙인 채 그네를 재미있게 타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하나 둘, 곧 모든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를 수습하여 놀이터를 떠나버린 후, 초등학생 몇 명 만이 남은 놀이터에서 여자아이의 쌍욕 섞인 우렁찬 외침만이 어른들의 관심으로부터 버림받은 놀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가만히 아이의 그네를 밀어주다가, 보다 못한 내가 그 아이에게 주의를 주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뗀 순간, 놀라운 일이 있어났다.
"야, 근데 넌 얼굴도 이쁜 애가 왜 이렇게 욕을 많이 하니?"
같이 놀던 남자 아이가 핀잔을 준 것이다.
"왜 시발아? 사람이 살다 보면 욕 좀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불만이냐? 씨발?"
"아 내가 듣기 싫다고! 욕 좀 그만 하라고!"
"그래! 입에 똥 발랐냐고! 욕 좀 그만해!"
"맞아! 언니! 나도 욕 듣기 싫어! 욕 안하면 좋겠어!"
"이 씨발것들이 단체로 왜 지랄이야? 욕 듣기가 싫으면 니들이 귓구녕을 쳐 막으면 될 거 아니냐고!"
"아, 우리가 먼저 여기서 놀고 있었다고! 니가 이 놀이터에서 나가라고!"
"그래! 우리는 욕 듣기 싫다고!"
"맞아, 욕 안했으면 좋겠어."
"나도 욕 듣기 싫어."
"우리 그냥 욕 안하고 같이 놀면 안돼?"
"욕을 하지 말던가, 놀이터에서 나가던가, 둘 중 하나 정해."
"아 씨발놈들이 짱나게 하네, 알았다. 욕 안할게. 근데 욕이 입에 붙어서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올 수는 있으니까 자꾸 뭐라고 지랄하지는 마라."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어른들이 짐짓 두려워 훈육을 포기하고 떠나간 무시무시한 언어폭력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정작용을 일으켜 지독한 욕설을 몰아낸 것이다.
다가가서 한마디 따끔하게 하려고 '움찔'하던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괜히 발이 뻘쭘해졌다.
낯부끄러움이 몰려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어른으로써 바르게 앞장서 훈육하지 못했음의 죄책감과, '내가 나서봤자 저 아이들이 스스로 깨우친 자정작용보다 더 현명하게 욕쟁이 소녀를 계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걱정이 이중으로 앞서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내가 조용조용 단호하고 좋게좋게 타일렀다 해도, 과연 저 소녀가 내 말을 듣고 자신의 욕설 가득한 언행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고 반성하고 고치려 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고칠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강하게 윽박질러도, 좋은 말로 살살 꾀어 을러보아도, 이미 언어 습관의 일부이자 말버릇으로 하나되어 붙어버린 욕설을 무슨 수로 혓바닥에서 떼어낸단 말인가? 저 아이의 앞날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신나게 그네를 타고 있던 내 아이의 눈치를 살폈다.
아이는 어느새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물었다.
"근데 저 애는 왜 저렇게 욕을 심하게 하는 거예요? 어휴...정말 못 말린다니까...!"
세상에... 우리 아이도 안 듣는 척 하고 있었지만, 알 건 다 알고 있었다.
나도 잽싸게 아이의 귀를 틀어막고 자리를 피해버리는 것이 상책이었을까?
아이에게는 가급적이면 좋은 말, 고운 말만 들려주려 노력해야겠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마음으로 굳게 다짐하게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저 함께 놀고 싶을 뿐이었던 동네 아이
아이가 조금 더 자라 여섯 살이 되었을 무렵,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러시아인 여자아이가 우리 아이와 함께 놀고 싶다며 대뜸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인종만 슬라브인이고,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어를 어색함 없이 완벽하게 구사하는 토종 한국인이다.)
이 아이는 부모가 완전히 방임하여 키우는 바람에, 항상 놀이터에서 쓸쓸하게 놀이 상대를 찾아 헤맨다.
동도 다른 아파트 건물 현관 입구 문을 도대체 어떻게 따고 들어왔는지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이 출입할 때 열린 문을 따라 들어왔다며 태연하게 말하고, 우리 집은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아이한테 호수를 물어보고 기억해 두었단다.
놀랍고 기막히면서도 한편으론 당돌하기도 하여 일단 들어오라고는 했는데, 현관 중문 턱을 넘자마자 몇 겹의 충격에 휩싸였다.
첫 번째로 코를 강타하는 강렬한 발냄새.
그 옛날 냄새 제거를 하지 않았던 청국장을 떠올리게 하는, 눈이 맵고 시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엄청난 발냄새에 1차 충격.
두 번째로 이 아이가 발을 내디딘 곳마다 찍히는 시커먼 발자국에 2차 충격을 받았다.
"친구야, 혹시 밖에서 놀 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다녔니?"
"네! (파워 당당)"
"오ㅐ...왜?"
"신발 신으면 답답하고 불편해서요! 전 맨발이 좋아요!"
"그...렇구나...우리 일단 화장실에 가서 비누로 발부터 씻어볼까? 마룻바닥에 검은색으로 발자국이 찍히는구나."
"헉! 그러네요! 발부터 씻을게요!"
화장실로 직행하여 비누로 복작복작 발을 씻고 나왔는데도 가시지 않는 발냄새.
이것이 슬라브 인종의 향기인가? 순간 정신을 잃고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이었다.
대학교 다닐 때 함께 학교생활을 했던 다인종 유학생 친구들의 다양한 몸냄새가 아찔하게 떠올랐다.
"친구야, 맨발로 아스팔트 위를 뛰어다녀서 그런지 깨끗이 씻어지지 않은 것 같네. 내가 다시 씻어줄게."
"엑.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괜찮아. 화장실 안에 들어가 봐."
지옥에서 온 세제, LG생건의 비밀 화학 병기 '발을씻자'를 꺼내 들고 칙칙 뿌려 아이의 발을 꼼꼼히 씻어주었다. (광고 아님)
과연 유한락스에 버금가는, 지독하게 향긋한 자몽 냄새는 백인 어린이의 발효된 슈르스트뢰밍, 흑산도 홍어급 발냄새 마저도 꽤 효과적으로 90% 가까이 제거해 내고야 말았다.
이미 발냄새가 밸 대로 배어버린 내 콧속 감각세포도 이걸 뿌려 세척해 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뇌 신경세포가 수축해 죽어버릴 것 같아서 자제하였다.
물론 아스팔트 위를 맨몸으로 바람같이 내달리던 시베리아 대륙의 기상을 떠받치느라 시커멓게 구정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장렬하게 전사해버린 너덜너덜 양말은 락스와 베이킹소다, 세탁 세제 및 끓는 물, 과탄산소다 화산폭발 처리로 새하얗게 5중 손빨래를 해버렸다.
발도 씻었겠다, 작정하고 남의 집 놀이방 탐색을 시작한 여자아이는 이내 신기한 듯 온갖 장난감들을 순서대로 가리키면서 "이건 뭐야?", "저건 뭐야?"라며 질문 공세를 시작했고, 아이는 지시대로 장난감들을 모조리 꺼내어 늘어놓고 놀이를 했다.
그러나 곧 내 아이는 혹시라도 자기 장난감을 망가뜨리거나 달라고 할까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고, 이내 짜증을 부리게 되었다.
"이건 내꺼야!"
"알고 있어!"
"이것도 내꺼야!"
"알고 있다니까!"
"알고 있으면 만지지 마!"
"아가, 장난감을 도둑질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갖고 놀고 싶어서 만지는 것 뿐인데 왜 만지지 말라고 심술을 부리는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안에서 갖고 노는 건데, 같이 사이좋게 가지고 놀면 안되나요?"
"안돼요!"
우리 아이는 자신의 영역을 처음으로 침범당한 것이 당황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냥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었을 뿐인데, 항상 놀이터에서 함께 즐겁게 놀았던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생이 자기만의 영역을 부당하게 침략당했다고 느끼고, 자신을 밀어내고 싶어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한 여자아이도 너무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했다.
선한 의도를 끝없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어찌 유쾌할 수 있으랴.
계속 참으며 웃던 여자아이는, 갑자기 괜히 심술을 부리고 싶어졌다.
"이거 예쁘다. 나 이거 주면 안돼?"
별것 아닌 물건이었다. 아이의 숫자 공부를 위해 사준 예쁜 돌멩이였다.
"안돼! 이건 내 소중한 보석이야!"
"이렇게나 많잖아. 나 한 개만 주라."
"안돼! 절대로 안돼!"
우리 아이의 분노가 폭발하려 했다.
"어... 친구들, 우리 놀이는 이제 그만하고 맛있는 간식 나누어 먹을까? 서로 사이좋게 먹여주기 게임을 하는 거야. 어때?"
쿠키 몇 조각을 집어먹으며 양 쪽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있을 때, 여자아이가 가지고 있던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따르릉!
"야! 어디야! 왜 놀이터에 없어!"
"언니, 나 여기 ㅇㅇㅇ동 ㅇㅇㅇㅇ호..."
"니가 왜 남의 집에 들어가 있어!"
"나 그냥 여기 놀러 왔어..."
"내가 지금 거기로 갈 테니까 꼼짝 말고 거기에 있어!"
"아 왜..."
뚝!
"누구니?"
"언니예요."
"언니한테 말 안 하고 우리 집에 온 거야?"
"네..."
"부모님께도 말씀 안 드리고 나왔어?"
"네..."
잠시 뒤, 중학생?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얼굴은 주먹만 하고 길쭉하고 모델 같은 언니가 찾아왔다.
어떻게 어린 여동생은 특전사 같이 생겼는데, 교복 입은 언니는 순정만화 여주인공 처럼 생겼지?
"(이빨을 까득 물고) 당.장.나.온.나."
"나 아직 쪼끔만 더 놀고 싶은데..."
"노.오.라.했.다."
"언니야, 내 이 집에서 보석 돌멩이 한 개만 선물로 받아가모 안되나?"
"죽.고.싶.나? 돌.쪼.가.리.한.개.라.도.가.오.는.날.이.니.초.상.날.이.다."
"나갈게요..."
"죄송합니다. 동생이 실례가 많았습니다. (꾸벅)"
"아니에요. 언니분, 동생 너무 혼내지 마세요..."
닫힌 문 뒤로, 엘리베이터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여동생이 대차게 꼬집히고 두들겨 맞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이 미친년아, 아무 집에나 막 쳐들어가서 노는 짓거리는 대체 누구한테 배운 짓거리란 말이고? 내가 니땜에 몬산다, 이 정신나간 년아!"
"엉엉, 아니라고!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고!"
마음이 아팠다.
옛날에는 동네 친구라면 아무 집에나 띵동띵동 초인종을 눌러서 막 쳐들어가 놀곤 했었는데.
남의 집에서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부모님께서 늦게 들어오시는 날이면 옆집이나 친구집에서 신세를 지며 부모님의 귀가를 기다리기도 했는데.
항상 외롭게 해가 질 때까지, 매일같이 늦도록 놀이터에서 친구를 갈망하며 떠돌아야 하는 한 소녀의 오후가 안타까웠다.
어쨌든 지독한 발냄새가 깊숙이 배어버린 우리집 마룻바닥은 환기차 창문을 모두 열고 손소독용 에탄올 물티슈로 한번 더 꼼꼼히 닦아야만 했다.
심하게 버릇이 없었던 한 소년
여느 때와 같이 놀이터에서 스쿠터와 그네, 미끄럼틀을 타며 신나게 놀고 있던 일곱 살 무렵의 우리 아이.
동네에서 처음 보는, 몇 살 많은 남자아이가 코를 흘리며 다가와 아이에게 함께 놀자고 제안했다.
"같이 놀자!"
"좋아!"
"잡기놀이 하자!"
"그래."
"느그 부모님한테 술래 해달라고 하자."
"우리 부모님은 아팠다가 주사맞고 나으신 지 얼마 안 돼서 달리기 못 하시는데."
"세상에 그런 게 어딨노? 싸가지 없게? 내가 놀아달라고 하면 놀아 주는 거지?"
???
지금 내가 뭔 소릴 들은 거지?
소년은 도도도 뛰어와 내 얼굴을 빤히 올려다 보며 당돌하게 말했다.
"우리 술래잡기 놀이 하게 같이 놀아주세요."
"난 지금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달리기를 할 수가 없단다. 미안하지만 아이들끼리 재미있게 놀려므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아이의 얼굴은 붉으락 푸르락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인상을 팍 쓰고 성질을 부리면서 금방이라도 욕설을 쏟아낼 듯한 표정으로 주먹을 휘두르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아, 왜! 지금 당장 나랑 안 놀아주면 바보! 똥개! 병신! 멍청이! 윤석열! 사랑의 시진핑! 잡기놀이 안하면 개똥 바보임! 에베베베베! 당장 안 놀아주면 똥침할거다? 똥꾸멍 파괴해 버릴거다?"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고작해야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아이였다.
어떻게 어른 앞에서 저렇게 험악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는 것일까?
순간 아뜩하니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지만, 가까스로 정신줄을 붙잡고 입을 뗐다.
"얘야, 어른 앞에서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도 그런 식으로 욕설을 섞어서 말을 하니? 네가 원하는 걸 남이 들어주지 않는다고 위협을 하면서 주먹을 휘두르고 욕을 해대는 버릇은 너희 집안 어른들까지도 싸잡아서 욕먹이는 짓이야. 대체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거니?"
우리 아이도 한마디를 거들었다.
"우리 부모님 말씀이 맞아! 사과해!"
"흥! 미안합니다! 근데 어쩌라구요? 지금 여기에 잡기놀이를 같이 할 사람이 없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그런 못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에요."
"그냥 우리끼리 놀면 되잖아. 왜 우리 부모님한테 나쁜 말을 해?"
"알았어. 미안해."
아뜩했다.
순간적인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못하면 반사적으로 주먹과 욕설이 튀어나가는 아이라니.
자기보다 두 배 이상 큰 어른일지라도, 겁도 없이 뒷 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막말과 쌍욕을 마구 집어던지고 보는 어린이라니.
나도 어릴 때 이랬나? 내 어릴 적 친구들 중에도 이런 아이가 있었나?
혼란스러웠다.
앞으로 우리 아이가 자라나며 만나게 될 수많은 아이들 중에, 이런 이상한 아이들이 많이 있으려나?
두려웠다.
그 와중에, 윤석열과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아이들 사이에서 욕설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도서관 예절을 모르는 아이
가족이 다 함께 도서관 나들이에 간 날.
모두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집어들고, 의자에, 빈 백에, 온돌 바닥 구석에 마음대로 앉고 누워 활자를 만끽하며 보내는 여유로운 여가시간.
나는 밀폐되고 닫힌 공간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4~5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방으로 들어왔다.
아이는 신발을 꺾어 신고 따박따박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별로 신경쓰지 않으려 했는데, 내가 책을 올려두고 읽고 있는 큰 책상 반대편 끝 위에 발을 턱 올리더니 다리를 달달 떨어 상을 털털털 걷어차는 것이 아닌가?
책이 흔들려 글을 읽을 수가 없게 되니, 나는 책을 책상에서 들어올려 버렸다.
나의 독서를 방해하는 데 실패한 것을 눈치챈 녀석은, 갑자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바닥에 발을 쿵쾅쿵쾅 굴러대기 시작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21세기 대한민국 도서관에서 일어날 수나 있는 일인가?
이 녀석은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온 것인가, 어그로를 끌러 온 것인가?
책을 내려놓고 가만히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내 시선을 외면하며 계속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노래를 부르고, 발을 굴렀다.
일부러 만들어 낸 트림을 반복적으로 꺽꺽 하고, 바닥을 손바닥으로 짝짝 때리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한켠으론 공포스러웠다.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온 아이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바닥에 발을 쿵쿵 굴러댄다?
책상을 발로 차고, 일부러 다른 사람의 독서를 방해하면서 쾌감을 느낀다?
내가 지금 이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훈육을 한다고 해서 과연 이 아이가 내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고치려고 시도하기나 할까?
혹시라도 내가 이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 말을 걸면, 이 아이가 갑자기 말을 못하는 야만 짐승으로 돌변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어 내 목줄을 물어뜯고 생피를 마시는 게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공포가 엄습했다.
그 정도로 그 아이의 행태는 문명인의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고, 야만인이 사회의 질서에 속박받지 않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동물원 밖에서 관찰하는 느낌이었다.
그거 아는가? 동물을 관찰할 때 쇠창살 밖에서 구경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철창 안으로 들어가 동물과 신체를 맞대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은 내 몸의 안전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는 것을 감안해야 하는, 신변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고작 몇 분 남짓한 시간이 마치 멈춘 듯 느껴졌고, 몹시도 두려웠다.
물끄러미 소년을 바라보고 있자니, 뭔가 이상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소년은 명백히 정상이 아니었다.
어딘지 모르게 ADHD의 징후가 있었으며, 책을 읽는 눈빛과 모습에서 주의력이 상당히 결핍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포기하고, 한동한 그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며 앉아 있었다.
그런데, 잠시 뒤 그 아이의 아빠로 보이는 사람이 내가 있는 장소로 빼꼼 고개를 들이밀었다.
온 공간을 웅웅 울리며 진동시키는, 매우 시끄러운 일명 '목욕탕 소리' Booming sound로 "ㅇㅇ이, 책 잘 읽고 있어?"라고 한 마디를 툭 던진 뒤, 애초부터 대답은 기대도 안 했다는 듯이 머리를 돌려 재빠르게 빠져나가 버렸다.
아... 이 아이는 애초부터 이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자란 거로구나.
이 아이는 공공장소에서의 기초적인 예의를 아예 처음부터 배웠던 적이 없었던 거로구나.
아이는 결국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근원지를 찾아온 사서에게 반복해서 주의를 듣고도 노래와 틱을 멈추지 않아 열람실에서 쫓겨났지만, 나는 찝찝한 기분을 안고 도서관을 나서야만 했다.
내 인생 가장 혼란스러운 10분~15분 남짓이었다.
내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중에서도, 안타깝게도 주의력 결핍 장애나 인지능력 저하, 언어능력 저하, 발달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발작적 틱 증세를 보일 정도로 기초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는 한 명도 없다.
대체 뭔 짓을 어떻게 해야 아이가 이렇게 자랄 수 있는 것일까?
교사인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옛날엔 선생님이 천하제일 공무원 아니었어? 스승님 그림자도 안 밟는 게 조선 땅의 법도 아니었냐?"
"그게 대체 어느 천년 전 얘기냐?"
"요샌 안 그래?"
"사노비는 삥땅쳐서 재산이라도 많이 모으지. 요샌 선생질은 딱 유리지갑 공노비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 학부모들은 선생을 즈그 애 봐주면서 세금이나 도둑질하는 국가직 노예인 줄 알아."
"그래도 착하고 가르칠 맛 나는 똘똘한 학생들 가르치다 보면 보람차지 않아?"
"사실상 그런 애들만 보고 가면서 힘내서 하는 거지, 뭐. 근데, 선생은 정말 말로 표현도 못할 정도로 극한 직업이야."
"왜?"
"대한민국의 선생은 일단 불량학생이나 정신나간 학부모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지도를 회피하거나 교육을 거부할 권리가 없어. 요즘같이 SNS로 죄다 연결돼 있는 세상에서 집요하게 미친 학부모 하나로부터 도망치려면, 커리어랑 호봉 작살 날 각오하고 복직 각도 잘 못 잡는 상태로 한 학기를 통째로 쉬어야 돼. 우울증이 안 올래야 안 올 수가 없는 거야. 사회에는 도둑놈도 있고, 사기꾼도 있고, 연쇄 살인마도 있지. 그런 놈들, 학교 다닐 때에는 다른 줄 알아? 그런 놈들은 보통 학생 때부터 똑같이 범죄자의 자질을 품고 있어. 아무리 교화시키고 사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호소하고 빌어 봐도, 태생적으로 사고방식이 범죄에 물들어 있어서 교화가 안 되는 놈들은 백날 교육해도 안 돼. 내 영혼을 갈아 넣어가며 사람 만들어 보려고 노력도 해봤는데, 안 되는 새끼들은 절대로 안 되더라. 근데 그거 아냐? 경찰이 이런 소리 하고 깜빵에 잡아 처넣으면 잘한다고 박수를 치는데, 선생이 이런 소리 하면 '아무리 그래도 선생은 학생을 보듬어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랄한다? 학생들한테 찍소리도 못하고 칼맞고 주먹맞고 몰카당하고 치마 뒤집히고 성희롱 당하는 게 선생들의 진짜 현실인데. 폭력적이고 욕설 지껄이면서 어른 무서운 줄 모르고 바락바락 대드는 개같은 놈들은 나도 무서운데 말이야. 나 몰래 뭔 기상천외한 짓거리를 저질러서 밤늦은 시간에 부산시 경찰청 청소년 보호계 번호 051-899-0000에서 전화올 지 몰라. 핸드폰에 저 번호만 뜨면 막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노이로제가 걸리고 선생질이고 지랄이고 다 놔 버리고 싶거든? 걍 특교 보내버리거나 당장에라도 소년원 가야할 법한 놈들이 천지 빼까리인데, 그런 놈들도 소년원에 가면 학생부가 꼬이니까 일단은 우리가 다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논리지. 이게 제일 좆같은 부분이야. 그럼 선생이랑 나머지 선량한 애들은? 그 깡패놈 하나 땜에 1년 동안을 통으로 벌벌 떨면서 지내야 하는 부분인 거지."
"...요즘 애들 상태가 많이 심해?"
"친구야, 니 서울로 공부한다고 떠난 직후부터, 부산 교권은 개발살나서 붕괴된 지 오래야. 어휴... 사람 새끼들이 아니다. 그놈의 웅앵웅 크크 루삥뽕 엥 므라카노 머선129... 애시끼들 유튜브랑 트위터랑 인스타그램부터 빨리 압수해야 돼..."
"야이 파시스트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 선생이라는 작자가 그런 말 해도 돼? 셧다운제 동의하는 거야?"
"너 교탁 앞에 일주일만 서봐라! 장담하건대 니 입에서 유튜브랑 아프리카TV, 트위치부터 당장 폐쇄해야 된다는 소리 나올걸? 어린애들을 타락시키는 세상의 온갖 사악한 것들은 전부 다 핸드폰이랑 컴퓨터에서 나오는 법이다."
"사교육 하는 친구는 그런 소리 안 하던데! 애들 엄청 착하고 말 잘 듣고 선생님 꼬박꼬박 존중한다던데?"
"어휴, 애시끼들 학원 선생 앞에선 찍소리도 못해요! 학원 선생 앞에서만 착해! 학교 선생들 앞에서는 아주 여포가 따로 없어!"
"아니, 대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거야..."
몰라...어렵다.
일단 내 새끼 하나만큼은 똑바로 잘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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