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그냥 내 살냄새야" 머스크 성애자의 최애 사향템 목록과 리뷰

"이거 그냥 내 살냄새야" 머스크 성애자의 최애 사향템 목록과 리뷰

저는 머스크 성애자입니다.

??? : "헤이 코리안, 나를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내 2세를 낳게 해줄까?"

??? : "너 말고. 넌 시바이누 엉덩이 냄새나 맡아."

??? : "힝..."

머스크란 무엇인가? 사향은 어디서 채취하나요?

사향은 사향노루의 신체 기관에서 채취한다. 성기 옆에 달려있는 골프공 정도 크기의 사향샘이라는 기관을 떼어내어(!) 건조하고, 반으로 가르면 그 속에서...

노루 뽕알을 뜯어낸다고? 이 쟈닌한 닝겐들 같으니라고...

이런 게 나오는데, 엄청나게 농축된 심각한 똥냄새가 난다. 이 지독한 응아냄새 나는 것을 독한 보드카에 수 개월, 길면 몇 년 간 담가두어 알코올로 묽게 희석시키면 우리가 아는 찐-한 머스크(Musk) 향이 된다. 코를 톡 쏘면서도 관능적이고 뇌쇄적인, 성(性)적으로 섹시하고 우아하며 매력적인 향. 사향(麝香, Deer Musk)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매우 많이 갈리는 향이다.

대한민국에 머스크 열풍을 불러온 김윤아의 광고, 더바디샵 화이트 머스크 라인

2012 THE BODYSHOP(더바디샵) TVCM - 김윤아편 애드유케이

"고객은 상품이 아니라 이미지를 산다." 마케팅 업계의 전설이 되어버린 광고.

'머스크'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대한민국에 머스크 광풍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광고.

풋풋한 여대생부터 나이 든 아줌마까지, 모든 연령대의 여성을 매혹했던 바로 그 상품. 그 시대, 뭇 남자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바로 그 향.

근데 이게 내 코에는 좀 안 맞더라구...

전 이 상품이 나오기 오래 전부터 머스크 향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향수를 엄청 좋아한다. 그런데 향수를 뿌릴 수가 없다.(?)

저는 냄새에 엄청 민감한 개코이자 돼지코입니다.

어느 정도로 개코냐면 냄새로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학창 시절, 냄새 깨나 잘 맡았던 전성기 때에는 몸 냄새가 좀 심한 친구는 옆 반이나 복도 밖에서라도 좀 뛰거나 많이 움직이면 그 냄새를 맡아내 나에게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지 대략적으로 간파해 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동시에 비 알러지성 비염이 심합니다.(?)

(이게 어떻게 의학적으로 가능한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체 어떻게 사람이 냄새를 엄청 잘 맡으면서 동시에 비염이 심할 수도 있는 건지?)

그래서 향수나 좋아하는 향을 맡으면 행복함과 충만감을 느끼면서도, 이내 부어오른 코를 싸쥐어 잡고 끊임없이 줄줄 흘러나오는 콧물을 계속 풀어내야만 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머스크 베이스의 향수를 이것저것 전전했지만, 결국 모두 포기하고 일반 바디 제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한 향을 오래 맡고 있으면 결국 비염이 재발해 괴로움을 느껴야만 했기 때문에...

(그러나 그것도 이젠 모두 옛말입니다. 이젠 내겐 마법의 비염 만병통치약 네젤렉스가 있으니까!)

30년 이상 고생한 비염 한 달 만에 완치해 준 비염약, 네젤렉스

30년 이상 고생한 비염 한 달 만에 완치해 준 비염약, 네젤렉스

결국 내가 정착한 머스크 향의 가성비 아이템들 모음집

결국 돌고 돌아 싸구려 가성비 템들로 회귀한 나... 비싼 머스크 향수를 사도, 독한 향료를 내 코가 못 버텨서 못 씀...

1. 머리 : 쿤달 허니 앤 마카다미아 화이트 머스크 샴푸

향 지속력 : ★★☆☆☆. 아침에 머리 감으면 오전 동안에는 향이 무난하게 지속되는 듯. 오후까지 버텨 주지는 못함... 머리카락이 치렁치렁 길면 가~끔 오후까지 향이 조금 남기도 함. 자기 전에 감았을 때에는 다음 날 아침 중에 향 완벽하게 다 날아감.

2. 바디샴푸 : 비욘드 딥 모이스쳐 크리미 바디워시 화이트

향 지속력 : ★★★★★ → ★★☆☆☆. 나의 최애템이었던 비욘드 화이트 머스크 바디워시. 근데 이거 옛날에 비해서 진짜 향 많이 약해짐. 예전에는 이걸로 샤워하고 나면 농담 안 보태고 하루 안 씻어도 다음날 저녁까지 팔등이나 목 언저리, 어깨에서 머스크 향이 났다. 지금은 씻을 땐 예전이랑 향이 똑같은 것 같은데 향 지속력이 훨씬 약해진 게 느껴짐. 씻은 당일에는 향이 지속되는데, 밤에 씻고 자고 일어나서 날짜 바뀌면 향 다 날아감. 비욘드 화이트 머스크 시리즈에는 향 지속 효과가 확실한 바디 로션과 바디 미스트도 있지만, 문제는 얘네가 내 취향에 별로 안 맞는다는 거... 나는 딱 바디워시만 향이 좋게 느껴진다. 취향에 맞는 분이라면 바디 로션과 바디 미스트를 병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3. 향수 대용 바디미스트 : 쿤달 화이트 머스크 바디 미스트

향 지속력 : ★★★★☆. 솔직히 향이 그렇게까지 고급스럽진 않은데 오래 가는 편이고, 살 냄새나 땀 냄새와 결합해서 좋은 향으로 남는다. 내 체취와 궁합이 잘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값비싼 향수를 뿌렸을 때보다 이거 뿌렸을 때 개인적인 만족도도 좋았고, 사람들의 반응 또한 더 좋았다. (오~ 오늘 향기 좋다. 향수 뭐 뿌렸어? 등등) 머스크 향을 내는 비슷한 제품군의 다른 상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데다가 향이 은은하면서도 지속력이 강한 편이라서 펑펑 써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4. 섬유 유연제 : 샤프란 아우라 스모키 머스크

향 지속력 : ★★★☆☆. 바디 용품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요샌 섬유 유연제도 쓸만한 머스크 향이 나오는구나! 그런데 별 세 개라는 게 다른 바디 용품과 비교했을 때 향수처럼 더 풀풀 머스크 향을 풍겨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다른 '섬유 유연제'에 비해 훨씬 오래 향이 지속되고, 만족도가 높아 별을 세 개 주었다. 그런데 향이 진짜 강하면서도 은은한 것이 마음에 든다. 빨래를 하고 실내 건조를 했을 때, 집을 뚫고 나가 현관 밖 공용 공간인 엘리베이터 실을 머스크 향으로 가득 메울 정도이다. 물론 옷을 입고 밖을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날아가서 자기 자신이 본인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남들에게는 향이 많이 느껴지려나? 일단 나 스스로는 잘 느낄 수 없었다. 전성기의 비욘드 화이트는 내 몸에서 풍겨나오는 향을 내 스스로 맡으며 진정한 "이거 그냥 내 살냄새야" 머스크 뽕에 취할 수 있었는데...

??? : "무슨 뽕이요?"

??? : "니 뽕이다! 죽은 내 테슬라랑 미국 주식들 살려내라!"

본 포스팅은 개드립 치려고 작성한 것이며, 위에 소개된 제품들은 결단코 저에게 동전 한 장의 광고료도 지급한 사실이 없으니, 혹시나 소정의 원고료로 땡전 한 푼이라도 보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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