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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 미국 지역 사회가 LGBTQ+ 사상의 확산으로 인해 몰락해 가는 과정
미국 버지니아에 세이지(Sage Blair)라는 아이가 조부모랑 살고 있었음.
친구 사귀기를 좀 어려워 했던 세이지는 고등학교 입학할 때 자신을 남자로 정체화 하기로 결정함.
별다른 이유는 없었음.
꼭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불굴의 의지나, 정체성의 혼란도 겪은 적이 없음.
단지 같은 학교에 다니던 대부분의 여자애들이 레즈, 바이, 트랜스젠더 등등 lgbtq+ 컨셉을 하고 있어서 자기도 친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임.
(조부모에게는 그냥 emo 패션이라고 대충 둘러댔음)
학교는 바로 세이지에게 드레이코(Draco)라는 남자 이름을 붙여주고, 학교에서 he / him (남성용 인칭 대명사) 으로 부르게 함.
그리고 남자화장실 사용허가를 냄.
그리고 세이지는 바로 그 다음날부터 남자애들에게 폭행당하다가, 결국 화장실에서 성폭행도 당함.
상담사 두 명에게 말했지만 상담사들은 이 사실을 조부모에게 알리지 않음.
말하면 트랜스(성 전환 과정) 중인 걸 알려야 하는데, 그러면 본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커밍아웃이 되거든.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괴롭혀서 다른 학부모들이 대신 신고하기 시작하니까 2주가 지나서야 조부모에게 알림.
그때도 단순히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만 하고, 트랜스 상태라던가 어떤 식으로 괴롭힘 당했는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음.
할머니가 세이지의 물건을 챙기다가 드레이코라는 이름표를 발견하게 되자, 그 상황이 무서웠던 세이지는 가출을 택함.
가출한 세이지는 인터넷 트젠 지인을 만나러 갔음.
근데 그 트젠 지인은 알고 보니 조직적인 성범죄단이었고, 세이지를 감금시키고 약물에 중독시킨 후 매춘을 시킴.
다행히 9일 만에 볼티모어에서 FBI가 구출함.
하지만 법정에서 만났을 때, 조부모가 세이지를 울면서 불렀음.
"사랑해 세이지!" 하고.
세이지도 울면서 할머니한테 자기도 사랑한다고 했음.
그러나 그 호칭은 학대로 인정됨.
이 아이의 이름은 드레이코인데 왜 세이지라고 부르냐고.
아이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차별금지법에 걸리는 호칭이거든.
사실 조부모는 세이지라고 부르든 드레이코라고 부르든 상관없었음.
근데 할아버지가 오열하다가 자꾸만 She라는 호칭을 부르는 실수를 반복했고, 결국 판사는 법정에서 할아버지를 쫓아냄.
할머니가 애한테 성폭행 트라우마 치료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커쇼 판사는 할머니보고 또 그 단어를 쓰면 쫓아내겠다고 경고함.
판사에게 세이지는 남자니까 여성으로 취급하는 행위는 용납해 줄 수 없다는 이유였음.
조부모는 학대범이 되었고, 세이지는 소년 시설로 보내지고 거기서도 성폭행을 여러 번 당함.
견디다 못한 세이지는 또 도망 나옴.
할머니는 세이지에게 꾸준히 편지를 보내고 전화도 걸었지만, 학대범이라는 취급을 받아 중간에서 연락마저 계속 막았음.
할머니로부터의 연락이 자꾸 끊어지자, 세이지는 할머니가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해서 집으로 못 가고, 또 트랜스 16세인... 또 다른 트랜스 친구에게로 감.
이번에도 성범죄자였음.
할머니가 SNS를 뒤져 몇 달 만에 텍사스에서 찾음.
하지만 이번에도 할머니는 세이지를 데리고 갈 수 없었음.
법원이 지정한 센터클리닉에 보내졌거든.
그 센터에서는 세이지가 당한 심한 충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트랜스젠더 시술을 더 해야 한다고 했음.
그리고 계속해서 세이지에게 유방을 절제하라고 강요함.
네가 겪는 모든 충격은 아직 여자라서 그런 거니까, 완전히 수술해야지 나아질 거라고.
세이지는 이제 그냥 모든 것이 무섭고 싫은데, 아무런 저항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음.
다행히 할머니가 꾸준히 (차로 4시간 거리였다 함) 찾아와서 말할 수 있었음.
"그냥 남자고 뭐고 모르겠고, 걍 집에 가서 여자 옷이나 사러 가고 싶다고."
할머니는 새 변호사를 끼고 1년간 학대 정황이 없음을 소명한 뒤에야 애를 데리고 갈 수 있었음.
나오기 전까지 시설은 계속 세이지가 유방절제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고 압박함.
(세이지의 이전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값을 위해 일부러 세이지와 조부모를 이간질 시켰음.
중간에서 편지를 가로채고, 조부모가 널 원하지 않는다고 가스라이팅 하고, 조사를 한답시고 학교에서 세이지가 당했던 성폭행이나 약물중독까지 소문 냄.)
세이지는 그냥 주변인 전부가 LGBTQ+를 했기에, 그냥 유행을 따라 친구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음.
학교가 세이지에게 트랜스젠더라고 결정을 내린 것은 입학한 지 단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임.
할머니는 저런 상황이 퍼지는데, 어떻게 부모를 배제시키냐고 부모로서의 알 권리를 요구하는 'Sage's Law'(세이지 법안) 를 추진했음.
다시 말하지만 미성년자 트랜스젠더를 막아달라는 것도 아니었음.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모에게 미리 알려달라는 것일 뿐임.
어떻게 됐을까?
이 법은 버지니아 주 하원에서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민주당 트랜스젠더 국회의원이 주도해서 폐기시킴.
애들 가족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이 아이들의 성 정체성 결정에 더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음.
세이지와 같은 사건은 하나가 아니었음.
미국 전역에서 미성년자 트랜스젠더 관련 피해자가 속출했고, 그 아이들이 후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이제까지 민주당은 그걸 묵살시킴.
'오로지 트랜스젠더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악마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학창 시절에 뭐였는지도 모를 사이비 종교, '도를 아십니까?'를 만났던 경험담 이야기
배경 설명
N0년 전, 한 소년이 길거리에서 어머니와 만날 약속이 있어 약속 장소를 잡고 지하철 역 주변에서 기다리던 시절,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약속 장소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딱 봐도 얼빵하게 생긴 멀대같은 남자와 그보다 더 얼빵해 보이는 저능아 같은 여자, 두 명이 슬며시 종이 쪽지를 들고 다가왔다.
학생이었던 당시 소년의 키는 당시 약 180cm에 약간 못 미치던 정도, 학생은 운동을 많이 해서 등빨이 곰이나 다름 없었다.
학생에게 다가온 그 남자는 학생보다 한 뼘 정도 작았고, 얼굴의 위아래가 길고 구강 구조가 이상해 입을 제대로 다물 수 없었기에 입냄새가 심했으며, 몸은 빼빼 마른 나뭇가지 같았다.
당시 학생은 이종 격투기에 관심이 많아 무술 회관 이곳 저곳 다니며 정의롭지 못한 놈이 있다 싶으면 그대로 대가리로 받아버리던 질풍노도의 시기였기에, 이 허약해 보이는 사내에게 도저히 힘으로 밀릴 자신이 없어서 당돌하게도 이 미친 사이비 종교쟁이의 대화 시도를 안일한 마음으로 받아주었다.
남자 : 안녕하세요? 혹시 도를 아시나요? 저희는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눈빛을 보니 영혼이 아주 맑으신 것이, 좋은 말씀을 좀 들려드리고 싶은데,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여자 : (우물쭈물...)
학생 : (시간 계산을 잘못해 어머니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음. 딱히 할 것도 없었고 매연 가득한 곳에서 앉을 곳도 없이 서서 기다리기가 지루했음. 다리도 슬슬 아파왔음. 매우 심심함.) 좋아요. 저도 평소에 '도를 아십니까' 한 번 안 걸리나 궁금했어요.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거죠?
남자 : (이렇게 단박에? 호구새끼 하나 낚았네!) 좋습니다. 지금부터 저희가 들려드릴 얘기는 당신에게 너무너무 좋은 얘기니, 주의깊게 들으셔야 할 겁니다. 일단 이것부터 받으시구요...
학생 : 잠깐만요. 여기 대로변에 서서 버스 매연이나 맡으면서 얘기하느니, 저 옆에 대형 마트 푸트 코트라도 가서 편안하게 앉아서 얘기 나누시죠. 따라오세요. (앞장서서 성큼성큼)
남자 : (이 새끼 뭐지? 일단 따라감)
여자 : (어리둥절, 머엉...엉거주춤)
학생 : (마트 푸드코트 도착, 자리 잡음) 전 얘기를 들을 용의가 있습니다. 말씀해 보세요.
남자 : 말씀을 드리기 전에, 우선 이 얘기는 당신에게 너무 좋은 얘기니, 음료수라도 한 잔 사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학생 : (음료수 사준다는 말로 잘 못 알아들음) 좋습니다! 저는 비락 식혜나 암바사로 할게요.
남자 : ?
학생 : ? 사 가지고 오세요. 기다릴 테니까.
남자 : 아뇨, 아뇨. 저희가 당신한테 사 드린다는 게 아니라, 당신이 저희한테 사 주시라는 겁니다.
학생 : (이게 뭔 개소리야?) 제가 왜요?
남자 : 생각해 보세요. 저희가 당신한테 엄청나게 좋은 얘기를 들려드릴 건데, 당연히 당신이 저희한테 큰 고마움을 느껴야 되는 거니까, 우리한테 음료수라도 미리 한 잔 사서 정성을 보이시라는 얘기죠.
학생 : 제가 아직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았고, 고마움을 느끼지도 않았는데, 왜 값을 미리 지불해요? 그리고, 저 지금 돈 한 푼도 없는데요. 목 마른데 말 나온 김에 음료수나 하나 좀 사 갖고 와 보세요.
여자 : (동공지진,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남자 : 아... 그러세요. 그냥 본론으로 넘어가죠.
학생 : 음료수 안 사줘요? 내가 아까운 내 시간 내서 얘기까지 들어주고 있는데? 에이 씨... 그래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뭔데요?
남자 :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의 팔자란 모두 조상님의 인연으로부터 이어져 있고, 조상님의 공덕에 의해 좋고 나쁨이 풀리는 법입니다. 당신의 앞날에는 고난과 시련이 큰 바윗돌 처럼 탄탄대로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저희는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인데, 저희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조상님들에게 제사를 지내서 치성과 정성을 드리면 조상신의 복에 힘입어 그러한 고난과 재액들이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실제로 저희가 제사를 주관한 뒤에 인생 모든 일들이 잘 풀려서 시험에 합격하고, 복권에 당첨되고, 집값이 오르고, 승진하고, 미스코리아랑 연애해서 결혼하고, 사업 대박 난 사람들이 백명 천명이 넘습니다.
학생 : 와, 정말 대단하고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군요! 멋집니다. 철학과 학생이시면, 혹시 칸트 정언 명령은 아십니까?
남자 : ???
학생 : 됐습니다. 대충 각 나오네요. 어쨌든 멋진 이야기인 것 같으니, 저한테도 그런 제사를 해주세요.
남자 : (쒸바 낚였다! 이렇게 쉽나?) 제사에 드는 비용은 100만원부터 시작입니다. 가장 간략하고 소박한, 허접한 제사에 들어가는 제물 비용이 그렇고, 5백만원 짜리 제사는 훨씬 더 성대하고 큰 복을 불러 일으킵니다. 천만원, 2천만원, 3천만원 짜리 제사도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큰 제사를 치르면 3대가 내리 복을 받을 정도로 큰 정성을, 저희가 대신 준비해 드리는 겁니다. 정말 좋은 제안이지요? 저희가 고맙지요? 아직도 음료수 한 잔 사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빨리 가서 콜라 한 잔 사 오십시오.
학생 : 지금 주머니에 현찰이 없고요. 음료수는 본인 돈으로 사서 드세요. 그리고, 천만원짜리 제사, 공짜로 해주세요.
남자 : 그...렇게는 안 됩니다. 제물을 준비하는 과정과 제단을 세우고 치성과 정성을 드리는 과정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공짜로는 안됩니다.
학생 : 공짜로 해주세요. 공짜로 안 해줄 거면 그게 왜 나한테 좋은 얘깁니까? 돈 내고 하는 거면 그냥 수퍼마켓에서 돈 내고 쪼꼬렛 사는 거랑 똑같이 물건 사는 거래 관계지, 뭐가 그리 나한테 특별하게 좋은 얘기예요?
여자 : (불안, 초조)
남자 : (광기의 눈빛을 발산하기 시작함.) 손객께서는 혹시 삼투압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학생 : 잘 알지요. (학생 시절이라 며칠 전 과학 시간에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따끈따끈하고 자세하게 알고 있었음.)
남자 : (안 듣고 있음.) 당신이 아마 잘 모르실테니, 제가 삼투압이라는 말에 대해 설명을 드리지요. 삼투압이란, 한마디로 말해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뜻합니다. 올바르게 흐르지 못하고 막혀있던 세상의 기(氣)가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삼투압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이치는 삼투압만 잘 이루어지면 막힘없이 제대로 잘 흘러가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 : 틀렸는데요. 아저씨는 지금 삼투압이라는 말의 의미를 한참 잘못 알고 있습니다.
남자 : 뭐라고요?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눈썹 치켜뜸. 개 빡치기 시작함.)
학생 : 스밀 삼(滲), 뚫을 투(透), 누를 압(壓). 영어로는 오스모틱 프레셔(Osmotic Pressure). 삼투압은 과학 용어입니다. 수조 두 개에 한쪽은 소금물이나 설탕물처럼 용질이 녹아있는 용액을 넣고, 가운데를 용질이 통과하지 못하는 반 투과성 막으로 가른 채 반대쪽에는 맹물을 넣은 다음에 서로 맞대면, 맹물이 용질의 농도가 짙은 쪽으로 중력을 거스르고 이동하는 현상을 삼투압이라고 합니다. 이건 중고등학교 물상 시간에 배우는 내용입니다. 모르는 편이 더 이상한 기초 상식 중의 상식이지요. 기? 사필귀정? 뭔 개소립니까? 중고등학생도 아는 기본 상식을 다 큰 어른이라는 사람이 엉뚱하게 알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남자 : (눈까리가 돌아갔음. 양 주먹을 꽉 쥐고 부들거리고 있음.)
학생 : 더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그래서 제사 꽁짜로 지내 줄 겁니까, 말 겁니까?
여자 : (안절부절)
남자 : ...내 얘기를...! (부들부들)
학생 : ? 지금 뭐 합니까?
남자 : 내 얘기를...들으세요. (쾅! 탁자 내려침. 푸드코트 사람들 다 쳐다봄.)
학생 : 어이, 지금 뭐하냐?
남자 : 내! 얘기를! 들으세요! (쾅! 탁자 또 내려침. 사람들 웅성웅성.)
학생 : 씨발아, 안 닥치나? 동네 부끄러우니까 아가리 닥치라.
남자 : 내! 얘기를! 들으세요오오오오! (쾅! 쾅! 쾅! 눈깔 돌아감. 상태 고장남.)
사람들 : 거기, 무슨 일입니까?
학생 : (얼굴 가림, 목소리 낮춤) 존만한 씹새끼야, 함만 더 씨부리면 아구창 날라간다.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턱주가리 뽀가지고 코피쏟고 뒤질라면 함만 더 씨부리라. 경고했다. 두 번 말 안 한다.
남자 : 내! 얘기를! 들ㅇ...
빠-악! 쿠당탕!
학생은 푸드코트 의자에서 번개같이 일어나 주먹 풀스윙으로 그의 아구창을 있는 힘껏 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사실 쫄려서 마트 자동문을 나서는 순간 딱 한 번 뒤돌아 보았는데, 마트 경비원들이 그를 제압하여 바닥에 누이고 있었고, 머리 끄댕이를 붙잡히고 손을 짓밟힌 채 바닥 타일에 얼굴을 문대어져 코피 범벅이 된 마트 바닥 바로 앞에는 그가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잭나이프(!)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약속장소에 도착한 학생은 어머니와 만나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등짝 스매싱을 거하게 두들겨 맞았다.
어머니 : 얘는! 도대체가! 정신이! 있는 애니, 없는 애니! 아니 무슨, 겁도 없이 미친 사이비 종교쟁이를 따라가서 그런 이상한 얘기나 듣고 앉아있고, 평소엔 똑똑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한 번씩 정신머리 온전하지 못한 애 같은 행동을 하고 있으니 이 애미가 널 가만 두고 볼 수가 없다, 얘!
학생 : 그냥 시간이 남아서 심심해서 얘기나 들어볼까 하고 간 거예요, 어머니. 혹시나 해꼬지라도 당할까 봐 사람 많은 대형마트 푸드코트로 유인해서 간 거구요. 자리 잡은 것도 갑자기 돌변해서 미친 짓이라도 할까 봐 보안 요원 바로 앞자리로 잡은 거였어요. 나름 교토삼굴(狡兎三窟)은 파놓고 체험학습 삼아 잠깐 들어본 거라구요.
어머니 : 넌 정말 가끔 똑똑한 것 같다가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 얘야, 사회에는 미친 사람이 정말 많단다. 그리고, 미친놈은 무조건 피하고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야! 아무리 재미와 스릴과 체험도 중요하기로서니, 이 어미는 네가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학생 : 네, 새겨 들을게요, 어머니. 제가 경솔했어요.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어느 부부의 대화
세월이 흘러, N0년 후.
아내 : 푸하하하! 진짜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에요!? 푸하하하하하핳! 정말 당신 답다! 미친 사람을 왜 따라가! 따라간 당신도 똑같이 미친 사람이야! 푸하하하하!
남편 : 지금은 그냥 재미있는 술자리용 썰이지요.
아내 : 아니, '도를 믿습니까?'를 일부러 당해본 것도 웃긴데, 조막만 한 학생이 겁도 없이 그걸 덥석 따라가서 '엉엉 그렇구나.' 하고 듣고 앉아 있었다는 것도 너무 웃겨! 게다가 그놈들이 순진한 학생 홀려서 돈 벗겨 먹을려고 썰 풀고 있는데 '그건 아니죠, 이게 맞죠!' 하고 반박까지 했다는 게 너무 웃겨! 푸하하하하! 너무 자기 스럽다! 푸하하하하하!
남편 : 놀리지 마요. 지금 나한테 종교쟁이가 말 걸면 걍 '됐습니다.'하고 말지만, 그때만 해도 정말 외롭고 사람이 고팠어요. 그땐 한창 공부를 하고 싶고, 너무너무 공부와 독서를 사랑했던 시절이었는데, 어쩌다 하필이면 3개 구에서 제일 공부 못하고 제일 주먹 잘 친다는 국민학교 일진들이 전부 다 한 중학교에 모인 초유의 개막장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난 현실에서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었단 말이에요.
남편 : 말죽거리 잔혹사가 다 뭐야, 영화? 그딴 건 사람들 충격받고 쓰러질까봐 살살 애둘러 표현한 진라면 순한 맛이야. 나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지옥이었어요. 수업시간에 아무 이유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뒷자리에서 앞자리 애 등에 칼이나 바늘, 가위 반으로 뽀갠 것을 손잡이 자루 끝까지 꽂아 넣어서 출혈 터질까 봐 안전하게 적출해 내느라 119에 실려가기도 하고, 부모님이 싸주신 도시락 통 백미 밥그릇에 양아치 놈이 오줌을 싸고, 오줌 섞인 노란색 백미 밥을 괴롭힘 당하는 아이가 울면서 다 먹을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는 미친놈이 있질 않나, 창틀에 클라이밍용 밧줄로 목이랑 사지를 펼쳐 묶은 다음에 고추 불알 차기 괴롭힘 대결을 하는 미친놈들도 있었고, 대(大)자로 묶어 놓은 애한테 공 차서 맞추는 놀이를 하는 미친놈들도 있었고, 지능 발달 장애인 아이를 패면서 괴롭히는 아이도 있었고, 어느 각도로 얼마나 세게 잡아당겨야 귀가 찢어지나 귀 잡아 찢기 놀이를 하는 놈도 있었고, 턱 뽑기, 팔 뽑기, 관절 뽑기를 놀이랍시고 하는 놈들은 예사에다가, 목 졸라 죽기 직전까지 가서 경련을 일으키다 거품 물고 진짜 숨이 멈추면 가슴 눌러 살려내기 대결을 하는 미친놈들도 있었고, 복도에서 가만히 서있는 애 가슴을 걷어 차 얼마나 멀리 굴러가는지 대결하는 놈들도 있었어요. 결국 샤프로 다른 아이 눈깔을 찔러 터뜨려 불구 만들어서 실형 선고받고 소년원 간 놈도 있었어요. 선생 중에 한 명은 평생 숨기고 살았던 폭행 이력이 나중에 드러나 보직 해임 당했다가 3학년 전교생이 수업 거부하고 운동장 흙바닥에서 '우리 선생님 돌려내라'고 보름동안 드러눕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복직한 경우도 있었어요.
아내 : 그 선생님은 참된 선생님이었나봐요?
남편 : 그런데 그 선생도 정말 골 때리는 인간이었지요. 담배 피고 싶은 양아치들, 담배 피고 싶으면 다 같이 모여 교무실 자기 책상 앞에 와서 '선생님, 담배 피우고 싶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자백하게 했어요. 그럼 다 같이 남자답게 궁뎅이 한 대씩 빡빡 처맞고, 학교 뒤 교사 흡연장에 가서 그 선생이랑 다 같이 맞담배 피우는 거예요. 당연히 어른 앞이니까 고개 돌리고 손으로 가리고 흡연 예절 배워 가면서. 대신에 그 선생 몰래 학교에서 담배 피우다 걸리면 그놈은 맞아서 죽을 각오를 해야 했지요. 또, 집단 강간 사건도 있었어요. 옆 학교 여자아이가 남자 세 명을 꼬셔서 같이 잠자리를 했는데, 그 중 두 명이 우리 반이었어요. 그 두 명, 강간은 커녕 그 여자애가 도둑질이라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헤벌레' 하고 훔쳐다 갖다 바치는 저지능 똘갱이 바보 놈들이었는데, 그 야시같은 여자애가 작정하고 돈 뜯어내려고 판 깔아서 공사치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거였어요.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었던 그런 사실 관계는 어른들에겐 별로 상관이 없었죠. 담임 선생님은 그 두 명의 부모님에게 패다가 죽여버려도 상관없다는 각서를 받아왔고, 말 그대로 죽기 직전까지 팼어요. 우리가 보는 앞에서, 교탁 앞은 피바다가 되었죠. 걔들은 기절했고, 물을 끼얹어서 다시 깨웠고, 교복은 다 터져 찢어졌고, 몇 번이고 기절해 축 늘어진 상태에서 담임은 걔들의 허리띠를 붙잡아 왼손으로 들어 올린 채로 엉덩이를 팼어요. 그 놈들의 가죽 허리띠가 터져 더 이상 선생님이 걔들을 잡고 들어 올릴 수가 없게 돼서야 패는 것을 멈췄어요. 엉덩이 살이 다 터져서 골반 뼈가 드러나 보이는 꼴을 본 적이 있나요? 난 그때 살아있는 사람의 뼈를 처음 봤어요.
아내 : 세상에... 당신은 그런 끔찍한 마굴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 남았어요?
남편 : 나는 진심으로... 성 전환을 하고 싶었어요.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끔찍한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혐오스러웠어요. '그저, 내가 단지 남자이기 때문에 이런 지옥 같은, 폭력적인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고추를 잘라내고 남성이기를 포기하고 싶다. 여학교에 가면 최소한 이 정도로 폭력적이지는 않겠지... 여자애들이 부럽다...' 그냥 막연하게 이렇게 생각했어요. 나는 '중학교에 가면 열심히 공부해서 학문을 닦아야지!'라고 생각했던, '과학자'와 '문학 소년'이 꿈이었던 아이였어요. 머릿속에 감히 '남을 때린다'는 개념조차 없던 순진한 아이였지요. 속된 말로, '조빱 찌끄러기'였어요. 처음 입학해서 친 시험에서 전교 16등을 했어요. 처음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아무 이유도 없이 양아치 무리들 한테 단지 재미로 복날 개 맞듯 처맞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어요. 그런 개 같은 환경 때문에 공부는 커녕 살아 남는데 급급해 성적이 점점 떨어지더니, 뒤에서 전교 2등 찍고 충격 받아서 자살 시도를 몇 번 했어요.
남편 :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적도 있었지만 나무에 걸려 살았고, 어느 날 학교에 가지 않고 팬티만 입은 채로 손목을 긋고 기절해서 잠이 들었는데, 오후에 깨어보니 내 방 장판 위에 피바다가 되어서 얼굴이랑 몸이 피딱지랑 바닥 장판에 들러 붙어 있더라구요. 얼굴이 쩌-억 소리를 내면서 겨우 떨어지는데... 그때 잠에서 깨서 처음 든 생각이 '와 씨, 이거 부모님한테 들키면 혼나겠다.' 였어요. 부모님 오시기 전에 걸레를 빨아서 그 핏자국을 하나도 보이지 않게 깨끗이 닦아내고, 향수를 뿌려서 피비린내를 지웠어요. 그때 피냄새를 지우려고 뿌렸던 향수가 불가리 옴므였어요. 그래서 아직도 좋아하죠. 날 살려준 향수니까. 상처는 이미 아물었더라구요. 어줍잖게 잘랐던 거예요. 깊이 베지 못한 거였어요. 아플까봐 겁이 나서 살짝 베는 바람에... 진정으로 죽을 용기는 없었던 거지요. 사람 목숨이란 게 생각보다 질기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왜 죽어야 해? 나쁜 건 그 놈들인데, 죽으려면 그 씨발놈들이 죽어야지? 기왕 이런 식으로 죽을 바엔 미운 새끼들 전부 싸그리 다 죽여버리고 죽어도 늦지 않잖아?'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걔네들 싸그리 죽여 없애 버리려고 안 해본 것이 없어요. 폭탄 제조, 독극물 제조, 사제 총기 제조, 시체 처리 방법, 완전 범죄. 기초적인 검열도 없던 인터넷 통신 초창기 시대에는 그런 위험한 정보들을 너무나도 쉽사리 검색해 볼 수 있었고, 헌 책방 골목에서 불온 서적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빨간 책방에 찾아가 일본에서 얻어왔다는 '완전 범죄 대백과' 같은 책도 구해다 읽고, 그런 불법적인 것들을 미친놈처럼 공부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죄다 포기해 버렸어요. 내 천성이 그런 흉악하고 비겁한 짓들을 도저히 실행으로 옮길 수는 없었던 거지요. 만약 내 본성이 조금만 더 사악했다면, 한국판 총기난사 사건이나 무차별 흉기 난동 연쇄살인마로 진작에 무기징역 받고 학교 가서 콩밥 처먹고 있었을 지도 몰라요. 어쨌든 나는 도저히 그런 끔찍한 짓을 할 수 있는 위인이 못 되었고, 그래서 마음을 먹었어요. 어차피 촌지 처먹은 담탱이 시인 T모 교사를 비롯한 선생 새끼들은 그 놈들 뒷배 봐주느라 내 고통, 내 아픈 사정 아무리 구구절절 털어놔 봤자 '그래도 친구끼리 화해를 잘 해봐라'라는 개소리나 늘어놓고 관심도 안 가져 주는데, 그냥 패자. 정정당당하게 남자답게 주먹으로 패서 이겨 내자. 그때부터 아침에 학교 가서 출석 찍고 도망 나와서 인터넷 격투기 동호회 소모임 아저씨들 따라 다니면서 운동하고 사람 패는 방법 연구하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아내 : 싸움 많이 했어요...?
남편 : 싸우긴요. 주로 맞았죠. 날 괴롭히던 놈들 많았지만, 핵심 멤버는 딱 다섯 명 있었어요. 내 무릎 뼈 슬개골을 두 번이나 분지르고, 손목과 어깨 뼈를 비틀어 잡아 빼서 인대를 찢어 늘리고, 귀를 반쯤 찢어 바늘로 깁게 하고, 코 뼈를 부러뜨려 휘게 하고, 턱 뼈를 반으로 쪼개고 틀어지게 해서 아직까지 뭔가를 씹을 때마다 따각따각 어긋나게 후유증이 남게 하고, 오른손 손가락 뼈를 박살 내 연필도 장시간 제대로 쥐지 못하게 만든 새끼들, 불시에 내 목에 줄을 걸어 교실 앞문에 매달고, 숨 막혀 버둥거리는 내 얼굴에 칼집을 내고, 얼굴에서 흘러내린 내 피로 내 교복에 둘리 그림을 그리면서 웃으며 장난을 치던 놈들. 어느 날, 번개처럼 '오늘이다'라는 계시가 내려져 눈깔이 제대로 돌아가 버린 바로 그 날, 날 괴롭히던 놈들 중 네 명은 그 자리에서 개잡디 패버렸고, 네 놈 모가지를 나일론 줄 하나로 칭칭 엮어놓고 눈앞에 칼자루를 들이밀어 꼼짝도 못하게 겁을 준 뒤 걔네들이 나한테 했던 것처럼, 걔네가 내 얼굴에 장난이랍시고 접이식 면도날로 새긴 모양과 똑같은 모양으로, 얼굴에 평생 잊지 못할 구멍을 압정으로 꾹꾹 눌러 새겨준 뒤 버스 토큰으로 점선을 찢어 별자리를 이어주면서 손가락을 하나하나 마디마디 또각또각 전부 분질러 버렸더니 다시는 내 앞에서 함부로 까불지 않았어요. 남들 괴롭힐 때는 그렇게 하찮은 듯 남의 고통을 비웃으며 아프긴 뭐가 그렇게 아프냐고 엄살 피우지 말라고 시시덕 거리던 녀석들이, 정작 자기가 괴롭힘 당할 때는 계집애처럼 울며불며 제발 살려달라고 빌면서 나뒹굴더군요. 평생 싫어했던 냄새 지독한 나무 바닥 왁스 칠이 그때 딱 한 번 만큼은 고마웠어요. 개새끼들한테 자기들이 흘린 피, 왁스칠로 지우라고 걸레를 던져줬더니 질질 짜면서 왁스질로 핏자국을 닦으니까 말끔히 지워지더라구요. 다음날 그놈들은 손가락이 아팠는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이튿날 점심나절 직전 걔네 부모님들이 단체로 학교에 찾아와 날 교장실로 호출해서 20분 동안 삿대질을 하고 노성을 지르며 지랄을 해대길래, 아무말 없이 일어나 팬티 한장 남기지 않고, 알몸으로 옷을 훌러덩 벗었어요. 성기도 드러놓은 채, 그대로 천천히 빙글빙글 돌았죠. 방금까지만 해도 온갖 지랄을 해대던 그 놈들의 학부모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난 그저 지 자식 새끼들의 가정 교육을 방치하여 지독한 악마로 키워낸 그 씨발년들을 지그시 노려봤어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 녀석들이 내게 1년도 채 되지 않는 동안 저지른 잔혹한 괴롭힘의 흔적들이, 일제 왜정시대 독립군 고문하던 왜놈 순사들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내 몸에 생생하게 남아있었거든요. 한참 동안을 빙글빙글 돌다가, 아줌마들을 향해 용기를 내서 입을 열었어요. "내가 입을 열면, 당신네 아들들은 최소 10년은 감방 가서 못 나옵니다. 용서해 줄테니까 조용히 집에 가세요. 그리고, 앞으로 다른 애들 괴롭히지 말고 착하게 살으라고 가정교육 좀 잘 시켜 주세요. 지난 1년 동안 저, 자살 시도 네 번 했습니다. 다른 애들은 몇 번 했는지 몰라요. 당신 자식 새끼들, 악마입니다. 그런 악마 새끼들을 방치하고 키워낸 당신들도 악마같은 엄마들입니다. 집에 가서 당신네 자식 새끼, 매질해서 고치세요. 어린 놈이 어른들한테 말 함부로 험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동한 당한 게 너무 많아서 말이 곱게 안 나오네요."
남편 : 나는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어요. 이제 와서는 복수도, 미움도, 모두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저 조용히 학생의 본분대로 공부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제 새끼 맞았다고 형형색색 화려하게 차려입고 대검으로 찍어도 파고들지 못할 정도로 두껍게 화장을 한 채 학교에 찾아와 별 얼토당토 않는 지랄을 해대던 학부모들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가린 채 아가리를 싸물고 구둣발 소리라도 날까봐 날듯이 뛰어서 도망쳐 돌아갔고, 나도 그렇게 일상으로 되돌아 갔어요. 복수하지 못한 마지막 한 놈은 다른 애 눈깔 터뜨려 소년원 간 그 범죄자 놈이라 복수는 커녕 행방도 알지 못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요. 그 이후로는 쉬웠어요. 어느 날 목욕탕에 갔는데, 같은 반 친구를 만났죠. 정말이지 경박하고 촐싹거리던 녀석. 걔가 그러더라구요. "마, 쒸발아, 니 몸 와글노, 니 조폭이가? 어데서 생활이라도 하나? 무슨 파고? 근데 와 이레즈미가 없노! 씩스팩 쥑이네! 존나 무섭네! 니 근육 뭐고? 운동하나? 쪼리노!" 그때 거울 속에서 내 몸을 처음 봤어요. 괴롭힘 당하면서 엉망진창으로 그인 칼자국에, 밧줄에 묶이고 쓸린 화상 자국에, 맨날 맞고 다니느라 분해서 공연히 나무와 바윗돌을 때리면서 새겨진 주먹과 무릎과 정강이와 팔꿈치의 상처 투성이에, 격투기 동호회에서 생긴 갈비뼈와 상박, 정강이 가드 근처의 온통 멍자국, 여기저기 긁힌 핏자국, 어긋난 채 다시 붙어 흉측하게 뒤틀려진 관절들, 근육이 우락부락 잡힌 선명한 식스팩. 그날 난 내 복근을 처음 봤어요. 거울 속에서 가득 상처 입은, 무시무시하고 흉악한 내 알몸을 그때야 처음으로 똑바로 마주 볼 수 있었어요. 그 떠벌이가 학교에서 무슨 소문을 어떻게 냈는지, 다음날 부터는 아무도 날 건드리지 않았어요. 그 이후로는 성실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었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었어요. 공부는 너무 즐거웠어요. 완전히 나락 가버렸었던 성적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복되어 순식간에 전교 8등을 찍을 수 있었고, 겨우겨우 다행히도 턱걸이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그 뒤로도 한 10년 동안은 학교 폭력의 악몽에 시달렸어요. 지금은 거의 다 잊혀져서,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머나먼 꿈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지만요.
아내 : 당신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무슨 5공 시대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요. 어떻게 같은 시대를 살아온 나랑 당신이랑 사는 세상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가 있죠? 그때 당신의 부모님들은 뭘 하고 계셨던 거예요? 대체 왜 부모님이랑 상담하지 않았어요?
남편 : 그때... 조부모님들과 외조부모님들께서 연이어 아프시고, 연달아 돌아가셨어요. 부모님은 빠듯한 벌이에 조부모님들을 보살피느라 정신을 못 차리셨고, 매일같이 야근에 투잡에 간병까지 도맡아 하시느라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시고, 무거운 병원비에 짓눌려 가문 대대로 물려받아 내려온 임야와 전답을 대부분 팔고도 모자라 돈을 꾸러 다니셔야 했어요. 저에게 미처 신경쓰실 겨를이 없었어요. 저는...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재밌는 건, 내 사주팔자를 떼어보면 사주쟁이들이 하나같이 똑같이 하는 말이 있는데, '10대에 죽었어야 할 놈이 용케도 살았네?'라는 말을 꼭 붙인다는 거예요. '어릴 적에 벼랑에서 떨어지고, 칼침도 맞았고, 다리도 절었구나. 고생했다. 말년 운은 펼 것이니 조금만 참아라.'라고.
아내 :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요... 대체 세상에 왜 이렇게까지 흉악한 애들이 존재하는 거죠?
남편 : 당신 뿐만 아니라 나랑 같은 시대를 살은 내 대학 동기들도 내 학창 시절 얘기를 믿지 못해요. 전부 다 내가 영화 보고 상상 속에서 거짓말 치는 거라고 그래요. 뭐, 굳이 믿어 달라고 호소할 필요가 있나요.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도 없이 홀로 끌어안고 사는, 혼자 아프고 괴로워하는, 그런 기억들일 뿐인 거죠. 그래도 같이 술 한잔 마시다 보면 다들 믿는 눈치였어요. 나는 술을 마셔서 얼굴이 빨개지면 얼굴이 반으로 쪼개졌다 다시 붙은 칼자국 흉터가 드러나니까요. 티셔츠만 들어올려도 내 몸 곳곳에 있는 흉이 드러나니까요. 나와 내 동생은 같은 중학교를 다녔어요. 내가 다니던 시절은 정말 재수없게도, 양아치란 양아치는 죄다 우리 학교에 다 모였기 때문에 지역 패싸움이라는 게 애초에 성립될 수가 없었어요. 주변 지역 중학교 1통이 우리 학교일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근데, 나랑 내 동생이 3년 차이라, 내가 졸업한 뒤에 내 동생이 우리 학교에 입학했거든요? 내 동생한테 이런 얘기를 해주면, '행님, 말도 안 되는 거짓부렁 좀 하지 마이소! 행님이랑 내랑 3년 빼이 차이 안 나는데, 우리 시대에 학교 폭력이 어데 있었어예!' 하면서 비웃어요. 자기가 학교 다닐 때는 폭력적인 선생도, 체벌도 없었고, 학생들끼리의 싸움? 주먹질은 커녕이고 말다툼만 터져도 바로 학폭위가 열려서 징계 먹이고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주는 시대가 열렸으니까. 게다가 애초부터 뽀얗고 비실비실 허약했던 나완 달리 내 동생은 같은 밭에서 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타고나길 덩치가 크고 돌덩이처럼 단단하고 험상궂은 것이 거대한 하와이 마오리족 체형이었기 때문에 같은 동기 중에 양아치가 있었다 하더라도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을 걸요. 참, 내가 대학 가서 가장 충격받았던 게 뭔지 알아요?
아내 : 어, 그거 들었던 것 같은데.
남편 : 나랑 같은 학번 남자 동기가, 평생 싸움은 커녕 욕설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심지어 누가 욕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다는 말을 한 것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 아이의 인생이 너무 부러웠어요. 가능하다면 훔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요. 목소리도 부드럽고 성격도 온화하기 그지 없었던 그 친구가, 귀신 잡는 해병대에 자원입대 해서 눈깔에 독을 품은 악기바리 무적 전사가 돼서 돌아왔다는 거예요.
아내 : ㅋㅋㅋ 그렇게 온순했던 친구가 날카로운 칼날같이 예리하게 단련된 군인이 돼서 돌아왔으면 충격 받을만도 했겠다. 근데 그 친구는 키가 조그마 했다면서요? 만약 그 친구랑 맘먹고 싸우면 당신, 이길 수 있어요?
남편 :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예요? 나 따윈 상대도 안되죠. 아무리 덩치가 나보다 작기로서니, 군인은 폭력을 통제하는 집단이고, 사람을 죽이도록 설계된 프로예요. 학창 시절에 깔짝깔짝 주먹질 좀 했었다고, 아무리 덩치가 작기로서니 살인 머신으로 훈련되고 다듬어진 해병대 출신 전사를 나 따위가 어떻게 이겨 먹어요? 난 지금 여기저기 망가지고 다 고장난 벽시계일 뿐이에요.
아내 : 하여튼, 운동도 너무 심하게 하는 건 미련한 짓이야! 몸은 무조건 아껴서 써야 되는 거야!
남편 :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예요. 난 정말, 거듭된 싸움질에 지쳐서 감정을 잃어버렸던 중학교 시절, 잔인한 슬래셔 무비나 내장 파내고 피칠갑을 하는 고어물을 보고도 아무 느낌이 없었고, 기생수를 보면서 인간의 감정이 없는 오른쪽이와 죽은 고양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감정을 잃어가는 주인공 신이치에게 100% 공감했어요. 나는 감정 없는 싸이코패스가 분명할 것이며, 나는 언젠가 나도 모르게 잔인무도한 살인마가 되어 감옥에 갇혀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항상 안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살인은 커녕 남을 때리거나 남한테 나쁜 말 하는 것조차 두려워서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완전 양순한 사람이 되어 버렸죠. 그런데, 평생 욕설 한 번 들어보지 못했다는 그 친구, 지금 뭐 하고 사는지 알아요?
아내 : 뭐 하고 살아요?
남편 : 명문대 나와서 중남미 오가면서 중요인물 경호인력 컨트롤하는 업체 대표이사 하고 있어요. 명함만 경호업체고, 반쯤 조폭 세계에 걸쳐있는 인생 사는 인간이에요. 임상에서 병기를 다루고 실제 현장에서 인명 손실이 발생하는, 한쪽 발을 죽음에 담그고 살아가는 인생인 것이죠.
아내 : 와... 세상 일 진짜 알 수 없네요. 사람 일 진짜 알 수 없다... 천성이란 게 정말 이렇게까지 운명을 거스를 수가 있는 것일까요?
남편 : 세상사 속단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살면 살수록 느낍니다. 겸손합시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에요.
아내 : 당신, 정말 많이 무디어 졌어요. 잘하고 있어. 이제 10년만 더 세파에 쳐맞으면 정말 사람 될 것 같아요.
남편 : 그렇게나 오래 기다려야 해요?
아내 : 함은.
분명히 현대 대한민국인데 서부 개척시대에서 살다 왔냐는 소리를 들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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