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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는 말의 원문이 된 경전.txt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 신화가 전해져 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난 세존이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일어나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우렁차게 큰 목소리로 한 문장을 외쳤다는 구절입니다.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인도 브라만교의 세계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브라만교의 최고신 '브라만(Bráhman)'이 인간을 창조할 때 승려인 브라만 계급은 자신의 머리로 낳고, 왕족인 크샤트리아 계급은 자신의 옆구리로 낳고, 평민인 바이샤 계급은 자신의 배, 그리고 천민인 수드라 계급은 발로 낳았다고 합니다.
베다 경전에서는 브라만을 입으로, 크샤트리아를 손 또는 팔로, 바이샤는 무릎 또는 허벅지로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즉 카필라 왕국의 왕자인 석가모니가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것은 진짜 어머니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뚫고 나왔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크샤트리아 계급, 전사이자 왕족으로 태어났음을 상징합니다.
장아함경(長阿含經)은 불교범어로 된 범본(梵本)을, 캐슈미르출신의 사문 불타야사(佛陀耶舍, Buddhayasa)가 양주(凉州) 사문 축불념(竺佛念)과 함께 후진(後秦) 홍시(弘始) 15년(413년)에 한역한 경전입니다.
총 22권 30경으로 이루어진 불설장아함경(佛說長阿含經) 중 첫번째 권, 대본경(大本經, Mahapadana)에 나오는 말입니다.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된 이 부처님의 첫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고 세가지 세계가 고통 속에 있으니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
또는 번역된 서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전해집니다.
- 천상천하 유아독존 요도중생 생로병사
- 天上天下 唯我爲尊 要度衆生 生老病死
-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고 중생들을 이끌어 생로병사의 고통 속에서 건지리라
이 말의 모태가 된 팔리어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Aggo hamasmi lokassa,
Setto hamasmi lokassa,
Jetto hamasmi lokassa,
Ayamanthima jathi
Natthidani punabbhavo’thi - 세상의 우두머리는 나,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는 나,
세상의 가장 앞선 존재는 나,
이것은 나의 마지막 생이다.
더 이상의 환생은 없다.
태어나자마자 잘난 척을 한 것이라고 오해하면 곤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 말을 있는 그대로 직역하여 해석하면 '단지 나 혼자만이 잘났으며 너희와는 다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이 말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석가모니라는 한 개체의 인간으로서 홀로 존귀하다는 말이 아니며, 또한 인간이라는 종족을 대표하여 존귀하다고 일컫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 모든 것은 불성(佛性), 즉 부처의 자격과 성질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단지 자신이 보다 상위차원의 존재인 부처임을 깨닫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처란, '나 스스로에서 벗어나 세상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은 경지'(無我之境, 무아지경)에 도달한 자로,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른 이(他)들에게 자비(慈悲)를 베풀고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주는 존재입니다.
석가모니는 '제일 처음으로 먼저 자신이 부처임을 깨달은 자'로서 다른 모든 중생들에게도 불성를 깨닫는 방법을 가르쳐 생로병사를 비롯한 모든 고통에서 건져내 주겠다는, 고통으로 가득찬 세상을 향한 다짐이자 선전포고와 같은 말입니다.
자기 혼자만 잘났음을 자랑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만이 크나큰 고통에서 해방되고 보니 여전히 고통받고있는 다른 이들이 가엾어, 설법을 하여 모두가 무아(無我)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깨달음을 널리 전파하고자 스스로 의지를 다지는 모습의 말인 것입니다.
글자가 없는 인도 서부지역 서민들의 언어 팔리어, 다양한 언어의 글자를 빌려 쓰여지다
장아함경의 원문이 된 경전은 디가 니카야(Dīgha Nikāya, 긴 담론 모음집)와 맛지마 니카야(Majjhima Nikāya, 중간 경전 모음집)라 불리는 경전으로, 이 경전들이 한문으로 번역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팔리어(빠알리 어)는 본래 서부 인도의 평민계층에서 쓰던 속어(俗語)입니다.
고타마 붓다는 상류계층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범어)가 아니라 이 평민계층의 언어인 팔리어로 설법하였습니다.
고타마 붓다의 입멸(入滅) 후 원시불교의 교단이 서부 인도로 확대됨에 따라 팔리어는 성전 기록용 언어가 되었습니다.
팔리(Pali)라는 말에는 성전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어서, 팔리라는 말 자체가 팔리 삼장(Tipiṭaka)을 의미합니다.
고전적으로 팔리 문헌은 팔리, 즉 삼장과 앗타까타(aṭṭhakathā), 즉 주석서 둘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원문과 그 뜻을 해석하는 해설서, 두가지 형태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팔리어, 빠알리어 성전에서 등장하는 석가모니의 탄생 설화
PM Modi offers prayers at Maya Devi temple in Nepal's Lumbini The Tribune
디가 닛카야 중 '대전기경(大傳記經)' 세존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
석가모니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는 디가 닛카야 경전 중 '대전기경(大傳記經)'에 등장합니다.
31. 비구들이여, 보살은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가지런히 땅에 서서 북쪽을 향해 일곱 발자국을 걸어갔다. 하얀 일산이 펴질 때 모든 방향을 바라보고 우렁찬 황소의 소리로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선구자이고, 나는 세상에서 으뜸이고, 나는 세상에서 제일 어른이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생이다. 더 이상 다시 태어남(再生)은 없다.'라고. 이것이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다.
원문 출처 : 빠알리어 경전/디가 니까야 대전기경(大傳記經. Mahapadana sutta. D14)
맛지마 닛카야 경전 중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 세존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
석가모니의 탄생에 관한 맛지마 닛카야 경전 중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 속 이야기입니다.
11. "세존이시여, 저는 이것을 세존의 곁에서 직접 들었고 세존의 곁에서 직접 받아 지녔습니다. '아난다여, 보살이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가지런히 땅에 서서 북쪽을 향해 일곱 발자욱을 걸어갔다. 하얀 일산이 펴질 때 모든 방향을 바라보고 우렁찬 황소의 소리로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선구자이고, 나는 세상에서 으뜸이고, 나는 세상에서 어른이다. 이것이 마지막 태어남이고, 더 이상 다시 태어남[再生]은 없다.'라고.
세존이시여, '보살이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가지런히 땅에 서서 북쪽을 향해 일곱 발자욱을 걸어갔다. 하얀 일산이 펴질 때 모든 방향을 바라보고 우렁찬 황소의 소리로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선구자이고, 나는 세상에서 으뜸이고, 나는 세상에서 어른이다. 이것이 마지막 태어남이고, 더 이상 다시 태어남은 없다.'라는 것도 세존께 있었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저는 명심하고 있습니다.
원문 출처 : 빠알리어 경전/맛지마 니까야 M123.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Acchariyaabbhutasuttaṃ)
영어로도 번역된 팔리어 경전, 맛지마 닛카야 '경이롭고 놀라운 일' 경
"...'As soon as the bodhisatta was born, he stood steadily with his feet on the ground and, facing north, took seven steps while a white parasol was held over him. Surveying all the directions, he made a bellowing statement: "I am the foremost of the world. I am chief of the world. I am the best of the world."' ...
"...'보디삿따는 태어나자마자 땅에 발을 딛고 굳건히 서서 북쪽을 향해 일곱 걸음을 걸으며 하얀 파라솔을 쓰고 사방을 둘러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세상의 선구자이다. 나는 세상의 주인이다. 나는 세계 최고다."'...
원문 출처 : Amazing & Astounding Qualities Acchariy’abbhūtadhamma Sutta (MN 123)
기독교의 성경에도 나오는 예수님의 비슷한 발언
기독교의 신약성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 Jesus answered, "I am the way and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 말은 부처님의 탄생 설화와 마찬가지로, 그 말을 곧이 곧대로 해석하여 예수님 본인을 신과 동일시하며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그 존재를 믿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일생에 걸쳐 남에게 베풀고 나누며 기적을 일으켜 온 본인의 삶이 '진리(The truth)'이자 '생명(The life)' 그 자체를 상징하니, 그의 삶의 행적을 따라 똑같이 자비롭게 베풀고 나눔을 행하는 것이 곧 '신에게로 향하는 길(The way)'이 됨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재물이나 명예, 쓸데없는 종교적 신앙 등 헛된 것을 쫓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예수님과 같이 남을 사랑하며 자비를 베푸는 삶을 산다면 누구나 성령(聖靈, Holy Spirit)으로 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곧, 모든 종교의 진리는 하나로 귀결됩니다.
베풀고, 나누고, 서로 사랑하며, 타인의 고통에 가여움을 느껴 나의 고통과 동일시 하며, 남의 아픔 또한 나의 아픔처럼 성심을 다해 보듬는 것이 불교적 깨달음의 길과 기독교적 성령 충만의 길로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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